(서울=연합인포맥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20원 선 하향 가능성을 살필 것으로 전망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오는 가을에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가 논의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억눌려있다"면서 "(물가) 목표를 바꾸는 것보다 참을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시장의 예상만큼 매파적이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에서 유럽의 새로운 행보를 제시함으로써 달러 약세 가능성을 키웠다.

유로화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달러대로, 1빅 가까이 튀어 오른 후 다소 조정을 받는 분위기다.

서울환시에서 드라기의 가을 긴축 시사는 달러 매도 요인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달러화는 1,110원대 진입을 위한 무거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가을에 보여줄 스탠스가 완전히 다를 가능성도 있다.

드라기 총재가 언급한 대로 올 가을부터 유럽이 긴축 기조로 들어가고, 미국이 뚜렷한 보유자산 축소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두 중앙은행의 상반된 신호는 글로벌 달러 약세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다시 달러화 하락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달러화는 6거래일 연속 하락한 후 전일 상승하면서 달러화의 일방적인 하락 기조에 숨 고르기를 마친 상태다.

그만큼 시장 참가자들의 숏플레이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유로화가 1.16달러대로 튀어 오르면서 과매수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유로 강세가 조정을 받을 경우 달러화의 장중 하락 폭이 제한될 수 있다.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가능성도 있다.

달러화가 1,110원대로 하락 폭을 빠르게 키울 경우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글로벌 달러 약세가 1,110원대에서도 지속해서 달러 매도를 이끌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그동안 코스피 호조,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 등의 이슈들이 원화 강세를 이끌어 왔지만, 원화에 부정적인 요인들도 남아있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간과할 수 없다.북한이 대륙 간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추가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가 21일 남북 군사회담을 제시했다. 하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이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다면 달러-원 환율 하락이 제한될 여지가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20.50/1,121.5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25.50원) 대비 4.15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21.00원, 고점은 1,125.60원이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