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카카오뱅크에는 인터넷이 없다. 오로지 모바일로만 승부한다.

모바일 기반의 카카오톡으로 급성장해 온 정체성을 인터넷 전문은행 플랫폼에도 고스란히 담았다.

국내 두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이달 27일 공식 출범한다.

케이뱅크의 돌풍이 카카오뱅크로까지 확산할지 금융권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내세우는 최대 장점이자 비책은 모바일에 최적화한 은행이라는 점이다.

휴대전화 앱만으로 모든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구상이다. 별도의 인터넷 뱅킹 홈페이지도 만들지 않았다. 복잡한 것은 일단 버리자는 게 카카오뱅크의 철학이다.

4천200만 가입자를 확보한 카카오톡을 확장한 개념의 플랫폼이 곧바로 뱅킹 시스템이 되는 셈이다.

카카오톡 자체가 뱅킹 시스템은 아니다. 물론 별도의 모바일 뱅킹 플랫폼을 구축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거래를 위해 필수적인 공인인증서 등록 절차도 생략했다.

대신 화상통화로 신분을 확인하는 본인 절차를 적용한다.

계좌 개설에 걸리는 시간은 단 7분이다. 시중은행이나 케이뱅크가 개좌 개설에 최소 10~15분 정도 걸리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 그친다.

플랫폼은 다르지만 카카오톡과 연계해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송금이나 이체도 할 수 있다.

상품 구성에서는 케이뱅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카카오뱅크가 선보일 신용대출 개념의 마이너스통장 최저금리는 연 2.85%다. 케이뱅크의 '직장인K마이너스통장'과 비교하면 0.12%포인트 낮다.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2.85%다. 케이뱅크의 '직장인K신용대출' 최저금리 연 2.67%보다는 0.18%포인트 높다.

초기 상품 구성에서 큰 차이는 없지만 단순화 한 거래 편의성을 내세워 일단 고객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전략이다.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대상이 다양하게 분포돼 있는 것을 고려해 특정 연령층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은 없다.

금융 수요가 많은 30∼40대는 물론 카카오톡에 익숙한 50대 이상도 잠재적 고객군으로 상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학을 위해 자녀를 해외에 보낸 50대의 부모님 세대에게는 해외송금 편의성을 집중적으로 어필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미국 현지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해외송금 수수료를 시중은행의 10분의 1로 낮췄다. 재 사용하는 계좌로의 해외 이체는 10초가 걸리지 않는다.

산뜻하고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위해 카카오톡 사용자들에 익숙한 캐릭터인 프렌즈를 체크카드에 적용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플랫폼의 단순화를 통해 기존 금융거래 고객을 흡수하는 게 관건"이라며 "상품 라인업은 차례대로 확대해 연내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등장을 앞두고 케이뱅크와 시중은행들도 분주해졌다.

케이뱅크는 네이버 메신저 '라인'과 손잡고 캐릭터를 앞세운 마케팅에 나선다. 내달 출시되는 네이버페이 체크카드에는 라인프렌즈 캐릭터가 들어간다.

석 달 만에 폭발적인 성장을 한 케이뱅크는 현재 '직장인K 신용대출' 상품 공급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대신 하반기엔 주택담보대출과 소호 대출 등 신규 여신 상품을 출시한다. 자본금 증자를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시중은행들은 모바일 신용대출 한도를 늘리며 고객군을 뺏기지 않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최근에는 그간 3천만~5천만원 수준이던 모바일대출의 한도를 1억원까지 올리는 추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당시부터 금융권의 메기 역할을 해 주길 바랐다"며 "카카오뱅크의 등장을 앞두고 기존 사업자들이 금리를 낮추거나 한도를 늘리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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