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SK증권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호반건설과 케이프투자증권, 큐캐피탈파트너스 세 곳이 본입찰에도 참여하며 인수전이 가열됐다.

이 중 호반건설과 큐캐피탈은 금융위원회의 인수 승인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반건설은 불공정하도급에 적발돼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고, 큐캐피탈은 모회사 큐로컴이 일반지주회사로 전환돼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는 상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증권 본입찰에 호반건설과 케이프투자증권, 큐캐피탈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오는 25일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SK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SK증권 지분 10.04%를 오는 8월2일까지 매각해야 한다.

호반건설은 시공능력 순위 13위의 중견 건설업체로 자금력이 풍부한 점이 강점이다. 다만 대주주의 일감 몰아주기가 문제가 될 수 있다.

호반건설주택과 호반건설간 내부거래는 2014년 8.6%였던 데서 지난해 43.6%로 늘었다. 2015년 8월에는 불공정하도급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억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사의 대주주는 충분한 출자능력과 건전한 재무상태, 사회적 신용을 갖춰야 한다. 이 중 호반건설은 사회적 신용 요건에서 결격 가능성이 있다. 호반건설이 SK증권을 인수할 경우 건설사가 증권사를 인수한 최초의 사례가 되는만큼 금융위도 신중하게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 제한 규정이 걸림돌이다. 큐캐피탈의 모회사 큐로컴은 지난달 공정위로부터 올해 1월1일을 기점으로 지주회사로 전환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공정거래법상 금융지주회사가 아닌 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다. 이에 따라 큐캐피탈이 SK증권을 인수해도 SK그룹이 SK증권을 매각하게 된 것과 같은 이유로 재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달부터 지주회사 자산요건이 1천억원에서 5천억원으로 상향된 데 따라 큐로컴도 지주회사에서 일반회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큐로컴은 총자산이 1천억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큐캐피탈은 지난 17일 전환사채(CB) 발행으로 150억원, 최대주주인 지엔코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로 410억원을 조달해 자금 조달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상증자 이유를 "다른 법인 증권 취득자금 마련"이라고 공시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LIG투자증권 인수 과정에서 이미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만큼 금융당국 승인 리스크는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증권을 비롯해 하이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전에도 참여하면서 인수의 진정성이 없다는 인식도 있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프투자증권은 SK그룹이 SK증권을 경영자 인수(MBO)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할 때도 재무적 투자자(FI) 참여를 타진한 바 있다.

다만 호반건설과 큐캐피탈에 비해 낮은 인수가를 써낸 것이 약점이 될 것이란 평가도 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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