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핑거는 트레이더들이 주문 입력과정에서 실수를 범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다. 자판보다 굵은 손가락 탓에 실수를 한다는 비유에서 나온 용어로 통상 컴퓨터 상의 주문 과정에서 실수로 인한 입력 오류를 가리킨다.

최근 국제원유시장에서 유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락하면서 팻 핑거 가능성이 주목을 받았다.

지난 17일(미국시간) 오후 1시54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1분도 안 되는 사이에 배럴당 3달러 이상 급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배럴당 98달러를 웃돌던 원유가격은 순식간에 거래가 1만3천계약 가까이 이뤄지며 3.10달러나 급락했다. 유가는 이후 추가 하락해 94.65달러까지 밀렸다.

WTI는 장마감 시간에는 낙폭을 다소 회복해 96.62달러에 마쳤지만, 순간적인 가격 급락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가격 급락 직후 트레이더들은 거래소 내의 기술적 오류나 일부 트레이더가 실수로 주문을 내는 팻 핑거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기술적 오류로 급락한 가격은 이내 정상화되는 것이 보통인 데 반해 이날은 하락세가 길게 이어졌고, NYMEX를 운영하는 CME(시카고상업거래소)도 기술적 오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한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이 역시 백악관 대변인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분석은 이날이 WTI 옵션 만기일이었다는 것이다. 유가 상승을 점치고 콜옵션 계약을 맺어놨던 트레이더들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근처에서 힘을 잃자 대거 권리를 포기하면서 유가가 급락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정책금융부 오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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