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신용등급 상향을 계기로 정책금융기관들이 잇따라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등 성과를 공유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면서 금융기관의 외화채권 발행금리가 일제히 낮아진 덕분이다. 고객들에게 되돌려주는 조달비용 절감혜택 이상으로 은행들의 조달비용이 줄었다는 뜻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4일 앞으로 석 달간 대출금리를 최대 125bp 낮춰 3조원의 특별저금리대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도 26일 신용등급 상승에 따른 혜택이 수출기업에 고루 돌아가도록 금리인하 등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3년간 15bp 정도의 이자가 절감된다고 가정하면 약 1억달러 정도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만큼 혜택을 공유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산은의 외화차입금이 219억달러인데, 3년간 15bp의 조달금리 하락을 가정해서 나온 수치다.

수은도 신용등급 상향으로 외화조달비용이 15bp 이상 인하되면서 이자비용 절감효과가 연간으로 약 1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수은의 올해 외화조달목표 110억달러에 대해서 15bp 정도의 조달비용 하락을 감안한 금액이다.

그렇다면, 신용등급 상향 이후 이들의 조달금리는 얼마나 떨어졌을까.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가산금리는 2016년 만기물을 기준으로 신용등급 상향 전인 지난달 24일 108bp에서 이달 26일 현재 77bp로 31bp나 급락했다. 유통금리는 1.79%에서 1.38%로 무려 41bp 급락했다.

한국물을 대표하는 외평채만큼이나 산은이나 수은의 금리도 일제히 하락했다.

산은이 올해 2월 발행한 5년만기 글로벌본드의 유통금리는 같은 기간에 2.191%에서 1.848%로 34bp 이상 급락했고, 수은이 연초에 발행한 5년만기 글로벌본드의 금리도 1.921%에서 1.708%로 22bp 정도 낮아졌다.

산은과 수은이 국가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혜택을 기업들과 공유하겠다고 밝힌 것 이상의 외화조달금리 하락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더욱이 글로벌본드가 첫 발행됐을 당시 금리와 비교하면 낙폭은 200bp 전후에 이른다.

이들은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됨으로써 정책금융기관의 신용등급도 동반 상향됐기 때문에, 신용등급 상향을 계기로 낮아진 조달비용을 기업에 공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중은행도 신용등급 상향에 혜택을 봤으나 그냥 입 닦고 있다.

수은의 한 관계자는 "국가신용등급 상향 이후 외화조달금리 하락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측면이 있는데다 글로벌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금리가 낮아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조달금리는 조금 더 낮아졌으나, 신용등급이 한 단계 올라가면 통상적으로 15bp 정도의 비용절감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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