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환웅 기자 = 이번 주(2일~5일) 서울채권시장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제한적인 강세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을 비롯한 남유럽 국가들의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제조업 지표 부진 등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크고 다음 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지만, 3년 지표물 기준 다시 2.7%대로 내려온 금리수준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2일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오후에는 재정관리협의회를 개최한다. 5일에는 1ㆍ2차관과 함께 과천청사에서 열리는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한국은행은 2일 국회에 제출할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내놓고 장마감 후 9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한다. 5일에는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을 발표한다.

기획재정부는 2일 3년만기 국고채권 지표물 1조3천500억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

▲ 'AGAIN' 8월ㆍ9월 = 금통위 기대감에 따른 강세가 석 달째 반복되고 있다.

지난 7월의 깜짝 기준금리 인하로 연내 추가인하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된 이후, 금통위가 다가올 때마다 채권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8월과 9월 금통위의 잇따른 기준금리 동결에도 실물경기 악화라는 근본적인 요인에 변화가 없고, 역외 투자를 유인할 정도로 큰 내외금리차도 유지되고 있어 '단지 시기가 늦춰졌을 뿐'이라는 분석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7월 이후 국고 3년물 기준 금리 추이. 연합인포맥스 화면 5000>

다수의 시장전문가들은 10월 금통위를 앞둔 현재 시점에도 서울채권시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진한 상반기 GDP 성장률과 저조한 7~8월 산업활동동향, 그리고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수출 위축 등 한국은행이 금통위 개최일과 같은날 발표하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요인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기준금리를 낮춰야하는 요인들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 수정이라는 명분까지 더해지는 만큼 이달에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8월과 9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숏 포지션에 베팅한 딜러들이 다음 금통위까지의 채권 강세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본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확신을 가지고 숏 포지션을 구축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번주에는 인하 선반영이 힘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2월 대선을 앞두고 연내 기준금리 2회 인하에 대한 기대가 약해진 상황이라 강세폭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은행권의 한 딜러는 "지금 금리수준은 한차례 이상의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하고 있다"며 "실제로 기준금리가 내려간다 해도 추가 강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점증하는 외화유입 우려 =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경제권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급격한 외화유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중앙은행 세미나에서 QE3에 대해 "글로벌 유동성 확대는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이머징 국가로의 급속한 자금 유입을 촉발시키고 글로벌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며 QE3를 비판했다.

김 총재는 이어 "따라서 한국과 중국은 선진국의 통화정책에 따른 `스필오버현상'(유동성이 넘쳐 다른 곳으로 흘러가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은 지난달 27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정책과 유로존의 위기상황에 따라 자본유출입의 방향성이 바뀔 수 있을 정도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채권 등 외국인의 투자동향과 자본유출입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명박대통령의 경제멘토인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이 지난주 원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외환당국의 개입을 주문했고, 기획재정부 안에서도 QE3를 '미국이 전세계에 인플레이션을 수출하는 정책'으로 간주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 은행권의 한 채권 딜러는 "이달 들어 유로화 가치가 평가절하되기 시작하면서 유럽 자금의 유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번주 ECB의 정책금리 인하 여부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와 관련해 "주요 해외투자은행들은 연내 1차례, 최대 2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며 "8개 은행 중 2개 은행(UBS, Deutsche Bank)은 동결, 4개 은행(Barclays, Citi, BNP Paribas, Credit Suisse)은 25bp 인하, 2개 은행(JP Morgan, Morgan Stanley)은 50bp 인하를 예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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