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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주간전망)

지난 5월 23일, 부산에서 열렸던 프로야구 경기. 롯데가 8회까지 3대 1로 앞서가다가 SK가 8회 공격에서 3대3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에 들었다. 그런데 10회 초 SK가 3점을 또 얻어 6대3으로 전세가 역전되었다. 10회 말 수비만 남았고, 게다가 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었으니 SK가 이기는 건 분명해 보였다. 그런데 롯데가 10회 말 4점을 내면서 되레 7대6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요기 베라의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이 딱 들어맞는 경기였다.

뜬금없이 야구를 들먹이는 것은, 요즘 코스피 장세와 일치하는 점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주에 “직전 고점을 넘기지 못하면 전환 선이 하락하므로” 시장은 결국 고개를 숙이리라 주장하였다. 하지만 까마득하던 2,323.23의 벽을 코스피가 넘어서니 전환선은 꺾이기는커녕 씽씽 상승세로 날았다. 주가가 더 오른 것은 불문가지. 마치 10회 초 6대3으로 패색이 짙던 롯데가 역전승을 끌어낸 것과 닮았다. ‘상식적’으로는 23일 경기에서 롯데가 지고, 코스피가 지난주를 고비로 고개를 숙이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그게 아니었다.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시장은 언제나 우리의 예상을 능가했다. ‘이 정도면 조정이 충분하리라’ 생각하면 주가는 반드시 그 아래로 더 처박혔고, ‘이만하면 과열되었으니 밀리겠지’ 판단하면 주가는 기어코 그 수준을 훌쩍 넘어 날았다. 이번도 똑같다. 매번 반복되지만 우리는 항상 속는다.

추세는 종종 과열된다. 지금이 그렇다. 이런 장세는 끝을 알 수 없다. 시장 움직임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다. 서두르면 진다. 지표들의 움직임을 잘 보다가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면 그때 행동한다. 예컨대 이번 주에 전환선이 하락하여 ‘매도’신호를 나타내려면 (예비계산에 따르면) 주가가 최근 저점 2,267.08(5월 18일)을 하회하여야만 한다. 지난주 금요일 종가(2,355.30)와 비교하여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겠지만, 쉽사리 무너질 일도 아니다. 그러기에 꼭지를 예단하여 매도하는 것은 성급한 선택이겠다.

스토캐스틱이며 RSI 등도 과열국면이긴 하다. 그런데 이들은 지난주에 매도 신호 직전까지 갔지만, 주가가 더 오르면서 그걸 철회했다. 웬만큼 주가가 밀리지 않고서야 이들 지표가 재차 고개를 숙이기 어렵다. 결국, 이번 주에도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온당하겠다. 연중 최고, 사상 최고를 연일 경신하는 판국인데 저항선이며 목표치를 점치는 것은 시기상조다.

(달러-원 주간 전망)

달러-원 환율의 추세가 하락세이고, 따라서 내내 밀리고 있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은 ‘오르느냐 내리느냐’의 문제보다는 ‘어디까지 하락할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겠다. 왜 그런지 일목균형표를 척 보기만 하여도 답이 나온다. 환율은 도무지 구름의 저항을 이겨내지 못하였다. 그 결과 줄곧 아래쪽으로만 향하는 것이다. 코스피는 구름의 지지를 받으며 훨훨 날아가는데, 환율은 정반대의 양상이다.

게다가 기술적 지표로 판단할 때 추가하락의 여지도 많다. 기술적 지표들이 바닥권에 납작 엎드려있더라도 환율이 반등할지 불확실한데(코스피의 경우를 보라. 지표들은 과열권이지만 주가는 연일 상승하고 있지 않은가) 이들은 여태 바닥조차 아니다. 예를 들어 RSI는 이제 45 수준이고 스토캐스틱의 %K는 42 정도로 나타나고 있으니 아직 갈 길이 멀다. 더 내릴 여지가 있다. 따라서 달러-원 역시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코스피는 연중 최고, 사상 최고를 나타내고 있어서 저항선을 쉽사리 예상할 수 없지만 달러-원의 경우는 사정이 낫다. 직전 저점이 만들어진 덕에 지지선을 대략 가늠할 수 있다. 3월 28일의 1,110원이 지지선이 되리라 예상된다. 특히 1,100원의 ‘둑’이 무너진다면 환율은 자칫 와르르 추락할 우려가 있는지라 당국도 잠자코 있지는 않을 터. 심리적으로도 1,100원은 이래저래 강력한 지지선이 될 공산이 높다. 당장에야 환율이 더 내리겠지만 현 수준에서 더 멀어질수록 속칭 ‘다운사이드 리스크’는 줄어드는 셈이다.

지표들은 어떤가. 혹시 전환선이 상승 반전하면서 ‘매수’신호를 나타낼 가능성은 없을까? 물론 있다. 예비계산에 따르면 이번 주 화요일까지 달러-원이 장중에 1,114.80원 이하로 밀리지 않거나, 혹은 1,131.10원을 넘어서면 즉각 전환선이 상승세로 뒤바뀐다. 당장 1,131원을 넘어서기는 어렵겠지만, 1,114.80원이 무너지지 않을 확률은 높다. 그러면 전환선은 미약하지만, 살짝 고개를 들고, 환율도 덩달아 약간 오르리라 예상된다.

단, 위쪽에는 역시 막강한 구름이 버틴다. 달러-원이 반등해보았자 폭은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겠다. 1,130원부터 구름인지라 그 언저리가 최대 상승목표치다.

<김중근의기술적분석START>592aea6cc9b9e85b78567721<김중근의기술적분석END>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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