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KB증권이 올해 합병 2년 차를 맞이한 가운데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실무진 차원에서 각자대표제의 장단점, 단독 대표제로 전환했을 때의 장단점 등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 최종 결정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내리게 된다.

증권업계에 각자대표제가 본격 등장한 것은 지난해 통합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출범하면서부터다.

KB증권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각 회사를 이끌던 윤경은 사장과 전병조 사장을 지난해 통합증권사의 각자 대표로 임명했다.

윤 사장은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등을, 전 사장은 기업금융(IB)을 맡았다.

출범 초기 노조는 각자대표 체제가 불안정한 조직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등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현대증권은 지난 2012년 윤경은, 김신 사장 각자 대표 체제를 경험한 바 있다.

노조는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자 대표체제 아래에서 중요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고 대표 간 알력으로 불안정한 조직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각자 대표 체제가 통합 원년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일시적인 과정일 것이란 애초 예상과 달리 KB증권은 업무영역만 일정 부분 조정했을 뿐 올해도 각자 대표체제를 유지했다.

두 사장 간의 경쟁으로 오히려 조직 내 긴장이 유지되고,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측면 등이 부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도 각자대표제를 유지했다.

이런 분위기에 올 초 NH투자증권도 일부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각자대표제의 장단점 등을 거론하며 체제 전환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합병한 지 약 2년이 지났고, 통합 증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각자대표제를 계속 유지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굳이 변화를 줄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부터 조직 내 알력 다툼에 대한 우려, 통합 후 조직 슬림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 명의 CEO가 필요하냐는 의견 등이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통합증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아직 직원들 간의 임금통합이나 조직 슬림화 등의 과제들이 남아있다"며 "각자대표제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로 합병 2년 차를 맞은 지금이 변화를 주기에 적절한 시점이라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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