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내년 회사채시장은 올해보다 한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기업들이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자금을 선조달한 데다 대외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탓에 회사채 발행과 유통물량이 모두 줄 것이란 분석이다.

◇ 회사채 선발행 등으로 발행물량 축소 가능성

21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까지 기업들이 순발행한 회사채(공모/무보증, 3Y) 규모는 약 9조원으로 지난해 4조9천418억원보다 무려 82.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적 금리상승 기조에 국내 기업들은 연초부터 선제적인 자금조달에 나섰고, 발행만기는 장기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내년 만기가 돌아올 회사채에 대한 기업들의 차환용 발행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금리상승을 예상한 신세계와 SK하이닉스, AJ네트웍스, SK에너지 등 상당수 기업이 내년 만기도래하는 회사채에 대해서도 이미 자금조달을 마쳤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42조1천774억원으로, 올해 47조8천797억원과 비교해 약 12% 줄어드는 등 절대적인 만기 예정물량도 적은 수준이다.

국제 무역분쟁 심화와 국내 경기둔화 등 요인들이 기업의 투자심리와 자금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우호적인 발행환경으로 회사채 순발행 기조는 이어가겠지만, 올해 대비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올해보다 5조원가량 회사채 발행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혁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들이 발표한 대규모 투자계획이 기존 계획에서 추가되거나 증가한 부분은 크지 않고, 대부분 3~5년 동안 진행돼 내년 투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작다"며 "만기 규모 감소와 함께 올해 중 이뤄진 선제적 자금조달 등은 내년 회사채 발행규모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스프레드도 비우호적…대내외 불확실성 우려

신용등급 'AA-' 회사채(공모/무보증, 3Y) 신용스프레드는 올해 8월부터 꾸준히 확대되며 지난 9일 연중고점을 기록했다. 이달말 열릴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전일 48.4bp로 소폭 축소됐다.

그러나 내년 1월 이후 미국 금리인상 단행 시점과 횟수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국내 금리 변동성 등으로 신용스프레드가 재확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일부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이에 따른 신용등급 전망 하향 추세 또한 회사채 유통시장의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2012년 이후 나타난 스프레드의 박스권 상단에 해당한다. 금융위기 당시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을 때의 스프레드 수준"이라며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으로 회사채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 확대된 신용스프레드는 연초가 돼도 내려오지 않을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며 "내년 신용스프레드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피하지 못하는 가운데 위험 변수의 해소 시 하반기 이후 안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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