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두산밥캣의 포터블파워 사업부 매각이 '불발'된 데는 매각가(價)를 둘러싼 원매자와의 갈등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22일 "당초 매각가로 3천억~4천억원 수준을 고려했던 두산밥캣과는 달리 원매자측은 2천500억원 이하의 가격에서 협상을 이어가길 원하면서, 결국 딜이 무산됐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두산그룹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1년 정도 끌어왔던 이번 딜도 결국 결렬 수순을 밟게 됐다.

두산밥캣도 전일 공시를 통해 "포터블파워 사업부 매각 검토를 진행한 바 있으나 제반 사정으로 매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IB 업계에선 이번 딜 결렬의 가장 큰 원인으로 매각가를 두고 양사의 '동상이몽'이 지속됐던 점을 꼽고 있다.

앞서 두산밥캣은 지난해 말부터 BDA파트너스를 주관사로 선정해 포터블파워 사업부 매각을 진행했다.

두산밥캣은 현재 소형 로더와 소형 굴삭기 등을 생산·판매하는 콤팩트 건설기계 부문과, 이동식 공기압축기와 이동식 조명장비, 이동식 발전기 등을 생산·판매하는 포터블파워 부문으로 나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다만 포터블파워 부문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주력 사업으로 인식되는 데다, 지난해 업황 악화 등이 겹치면서 매각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두산밥캣의 전체 매출 중 포터블파워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9% 안팎 수준이다.

두산밥캣은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에 있는 전략적투자자(SI)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잠재적 인수 후보를 한 곳으로 압축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매각작업은 쉽지 않았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히타치와 아큐다인의 딜에 주목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주력했지만, 원매자의 눈높이를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앞서, 일본 히타치는 지난해 4월 아큐다인의 자회사인 슐에어의 공기압축기 사업과 관련 자산들을 12억4천500만달러(약 1조4천11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당시 딜에 적용된 기업가치(EV/EBITDA) 배수는 15배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인수·합병(M&A의)에서의 통상적 수준인 10배 안팎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두산밥캣 또한 사업구조가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해 비슷한 수준을 적용받길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 등으로 향후 포터블 사업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매각을 중단했다"면서 "성장 잠재력 등을 고려할 때 해당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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