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격 하락으로 침체 불가피

연준, 지금 금리 올려 탄약 확보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 대학 경제학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앞으로 닥칠 경기침체(리세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를 리세션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연준이 물가와 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했음에도 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이유를 의아해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불가피한 미래의 침체 상황에서 높은 금리가 경기 회복에 기여하는 역할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꾸준히 인상해 경기침체에 대비할 충분한 탄약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펠드스타인은 2013년 이후 자신이 주장해온 것처럼 연준은 이미 수년 전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했어야 했다며 이렇게 했다면 주식 등 자산가격 급락에 따른 침체에 좀 더 쉽게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산가격 하락은 가계 부를 크게 축소하고 경제를 리세션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불행히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지금 연준이 할 수 있는 것은 금리를 올려서라도 미래에 금리를 인하할 충분한 여지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펠드스타인에 따르면 미국은 1945년 이후 11번의 리세션을 겪었다. 2007년 시작된 리세션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짧고, 심하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의 리세션은 침체부터 회복까지 걸린 시간도 평균 11개월로 짧았던 것은 연준이 금리를 대폭 인하해 침체에 대응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펠드스타인은 현재 미국 경제는 앞으로 몇 년 내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장기금리가 정상수준으로 되돌려지면서 주식을 비롯한 자산가격이 폭락해 산업을 침체로 몰고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 주가수익비율(P/E)은 역대 평균 대비 40%가량 높은 수준이라며 P/E가 역대 평균 수준으로 되돌려지면 가계 자산이 8조 달러가량 증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연준은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연준이 지금 예상대로 2021년까지 기준금리를 3.4%로 올리더라도 이는 대규모 금리 인하를 단행할 정도로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연준이 충분히 금리를 내리지 못하면 다음번 경기침체는 평소보다 더 깊고 오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2008년까지 30년간 미국 최대의 비영리 경제연구단체인 미국경제연구위원회(NBER) 의장을 맡았으며 레이건 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로 활약한 바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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