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채권시장에서 선물 환매수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내년 엔화 강세를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도쿄의 한 헤지펀드 운용 담당자는 "미국 장기 금리(10년물 국채금리)가 3% 전후에서 더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담당자가 이처럼 예상한 근거는 10년물 국채선물 시장 동향이다.

이달 상순 투기세력의 순매도 포지션은 33만3천 계약으로, 일주일새 약 20만 계약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반 만에 최대감소 폭이다.

선물시장에서 국채 순매도 포지션이 줄었다는 것은 투기세력이 미국 국채가격 상승(금리 하락)을 점치고 있다는 의미다. 26일 10년물 국채금리는 3.0575%를 기록해 지난 10월 3.26%를 고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SMBC닛코증권은 "지금도 투기세력의 환매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중 무역마찰에 따른 글로벌 경제 우려가 국채금리 하락의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채금리 하락은 고금리 달러를 매수하는 움직임을 억제하기 때문에 엔화 강세 요인이 된다. 미일 금리차는 11월 초에 3%포인트를 넘었으나 26일 2.9%포인트대로 축소됐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70달러대에서 50달러대로 추락한 점도 잠재적인 엔화 강세 재료로 꼽힌다.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유가 하락세가 지나치면 산유국 경제가 악화된다"며 글로벌 경제에 끼칠 영향을 우려했다.

지난 2015년 신흥국 경기 불안에 WTI가 60달러대에서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았을 때 엔화가치는 10엔 가까이 급등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올해 일본 금융기관의 해외 투자와 제조업체들의 직접 투자가 여러 엔화 강세 재료를 상쇄하면서 엔화가 좁은 보폭을 보였다며, 여기에는 양호한 세계 경제가 전제로 깔려 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세계 경제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게 되면 엔화 강세 압력이 높아져 내년 초반에는 달러당 엔화 가치가 110엔대를 돌파(달러-엔 환율 110엔대 하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투기세력 미 국채 선물 순매도 포지션 규모. CFTC 데이터.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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