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의 덜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소화한 뒤 제롬 파월 의장 발언을 기다리며 소폭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3bp 하락한 3.057%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6bp 내린 2.831%를 보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320%로 변동이 없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3.3bp에서 이날 22.6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은행 규제 관련 콘퍼런스 강연에서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리는 데 따른 위험은 인정했지만,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톤을 나타냈다. 일부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덜 비둘기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현재 금리 수준이 중립금리에 얼마나 가까운지에 대해서는 연준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재 금리가 중립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발언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전환 기대를 키운 데서 한 발 뒤로 물러난 셈이다.

향후 정책은 지표 의존적이어야 한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더 조심스러운 시각도 드러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클라리다 부의장의 연설에서 연준이 어떤 종류의 중단에도 기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었으며 특히 다음 달은 더욱 그렇다"고 평가했다.

앞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인터뷰에서 "향후 2년 미국 경제의 회복 과정에서 충격이 있을 것이고, 연준의 금리 인상 계획은 좌절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포트 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트레이딩 대표는 "클라리다 부의장의 발언은 여러 가지 혼재된 메시지를 줬다"며 "연준이 실제로 정책을 많이 바꾸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갈로마 대표는 "연준이 조금 더 지표에 의존할 수 있지만, 12월에 금리 인상을 주저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며 "또 내년 3월과 6월에 금리 인상 계획에서 물러난 이유 역시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채시장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대규모 입찰 규모를 보고 있는데, 외국인 투자가 상당히 줄어들고 있어서 물량 부담은 지속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 투자가 단기물을 중심으로 줄고 있는데, 달러 강세와 더불어 미 국채시장의 매력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시장은 오는 28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뉴욕 이코노믹 클럽 강연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파월 의장이 12월 이후 금리 인상 사이클을 중단할 것이라는 힌트를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다른 쪽에서는 강한 경제와 타이트한 고용시장에 힘입어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MUFG 증권의 존 헤르만 금리 전략가는 "파월 의장과 연준 위원들은 통화정책과 경제를 둘러싼 모든 위험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며 "그러나 불행히도 연준이 어떻게 할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이 예정된 가운데 무역 긴장은 팽팽한 상황이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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