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을 주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가 금리인상 주기를 중단할 것이란 힌트를 내비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CNBC는 28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 클럽 강연에 나서는 파월 의장에 대해 "연준 의장으로 취임한 이후 가장 중요한 연설을 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지난 달 초순만 해도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그 뒤로 주식 시장은 조정 수준까지 하락한 동시에 크레디트 시장도 상당한 스트레스 신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완화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기 시작했다.

CNBC는 "파월 의장은 향후 계획의 변경 가능성을 명시하지 않으면서도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 방식을 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글로벌 헤드는 "이번 연설은 연준이 (기존) 메시지를 약화하는 과정의 하나일 것"이라며 "더욱 많은 것을 기대했던 이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 중단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를 내보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도 "이번 연설은 아마도 취임 이후 가장 중대한(consequential) 연설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글로벌 성장세 우려와 무역 전쟁 증대, 잠재적인 미국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해 금리 경로의 범위를 계속해서 재평가할 것이란 의사를 반복할 수 있다고 구하 헤드는 진단했다.

그는 "이는 긴축적인 금융 여건과 중국과 유럽 등의 성장세 약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와 같은 현재 상황이 계속 만연해진다면 연준은 2020년 말까지 계획된 금리인상의 폭을 다소 줄일 수 있다는 뜻으로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내달 금리인상을 79% 반영하고 있고, 내년도 인상 전망에 대해서는 당국과의 시각 차이가 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내년 세 차례 인상을 언급하는 반면, 시장은 한 차례 정도를 예상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분명한 방향성을 밝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노골적인 금리인상의 중단보다는 최소한 인상 속도의 조절을 시사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

호리존 인베스트먼트의 그레그 발리에르 수석 전략가는 "파월 의장은 이번 가을에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에서 크게 떨어져 있다고 발언하며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시장은 그런 매파적인 공포에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시장은 연준이 너무 빨리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란 확신을 찾고 있으며, 파월 의장은 이번 연설에서 일부 확신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파월 연설 뒤에는 연이어 중요한 이벤트가 열린다. 파월은 이번 주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FOMC 위원들은 이번 회의에서 향후 몇 년간의 금리 전망을 수정할 기회를 갖게 된다.

웰런 글로벌 어드바이저리의 크리스토퍼 웰런 헤드는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에 따른 시장의 스트레스를 인지하고 있다는 등의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며 "이는 경제지표에 의존하는 방식의 일환"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파월 의장은 증시를 넘어 크레디트 시장까지 봐야 한다"며 "크레디트 금리 스프레드는 위태로운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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