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 이는 주식시장에 자신의 카드를 내보인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WSJ은 29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이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현 금리 수준이 중립 금리 '바로 밑에(just below)' 있다고 언급한 것은 주식시장을 "띄워주기 위한(talk up)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파월의 발언은 지난 10월 3일과 비교할 때 전혀 모순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시장이 단지 일부만을 들으려 해서 전혀 반대의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WSJ은 해석했다.

연준 위원들의 중립 금리 추정치는 2.5~3.5% 수준이며 현 금리는 2%~2.25%이다. 중립 금리의 중간값은 3%이다.

따라서 파월이 지난 10월 초에 언급한 것처럼 현재 금리는 중립 금리의 중간값(3%)에서 보면 '멀리 떨어져' 있다. 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연준이 3~4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그러나 파월이 이번에 언급한 것처럼 중립 금리 추정치 범위의 하단과 비교하면 현 금리는 그 '바로 밑'이다. 이는 한두 번만 인상하면 도달 가능한 수준이다.

즉 시장이 어디에 방점을 찍었느냐에 따라 전혀 반대의 해석이 가능해진다.

WSJ은 파월의 발언은 "명백한 사실을 그저 언급한 것일 뿐"이라며 다만 "파월이 자신의 발언을 시장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시장이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월이 의도했든 안 했든 그의 10월 초 발언으로 주식시장은 크게 조정을 받았다.

연준은 주식시장의 조정을 개의치 않는다는 뜻을 시사했지만, 주가 하락은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고 경기 모멘텀을 약화할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은 파월이 주식시장의 조정에 대해 어떤 힌트를 줄 것으로 예상해왔고 실제 파월의 발언에 주가가 급등하며 '파월 풋'이 나온 셈이다.

파월은 단지 있는 사실을 말한 것이라며 주식시장을 띄워주기 위해 나섰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 연준이 개입할 것이라는 이른바 '파월 풋'을 당연시할 경우 이는 오히려 더 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WSJ은 연준이 금융 불안을 촉진하길 원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자신의 카드를 내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요한 것은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은 파월의 발언이 바뀌었다는 사실에 그다지 확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채권시장의 해석이 옳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내년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은 37%에서 32%로 하락하고, 채권금리도 떨어지긴 했지만, 주식시장의 반응만큼 크지 않았다.

WSJ은 파월이 연준이 지표에 의존할 것이라는 점을 반복해 강조한 점은 거의 보도되지 않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연준이 경제가 중립금리 수준에 가까워졌는지를 판단할 때 유일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파월의 뻔한 말이 아닌 지표를 보라는 것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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