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펀드인 '네비게이터'와 '한국의 힘'이 칠레 퇴직 연기금으로부터 투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칠레는 퇴직연금이 민영화된 나라다. 1980년대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던 군사 정권인 피노체트 정권 아래에서 퇴직연금을 민영화시키고, 민영연금인 AFP(Administradoras de Fondons de Pensiones)가 관리하게 했다.

근로소득의 10%를 징수하며, 가입자는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A(고위험)~E(가장 안정적)까지 펀드를 고를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AFP의 운용자산(AUM)은 약 2천110억 미국달러(한화 약 234조3천억원)에 달했다.

리스크관리를 위해 칠레 금융당국은 AFP 산하 자산운용사들이 리스크관리위원회(CCR·Comision Clasificadora de Riesgo)의 승인을 받은 펀드에만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CCR은 AFP가 투자할 수 있는 펀드들의 목록을 만드는데, 지금 당장 투자하지는 않더라도 이 펀드들은 투자하기에 적합하다고 일종의 '인증'을 해주는 셈이다. 이 목록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하위 6개 펀드 중 2개에서 "시점이 적절할 경우 해당 펀드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의 힘'과 '한국네비게이터'펀드가 최근 이 CCR 목록에 포함됐다.

아직 AFP로부터 자금이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시기만 적절하다면 언제든 투자받을 길이 열린 셈이다.

이 두 펀드는 한투운용의 간판 펀드다.

'한국의 힘' 펀드는 글로벌 한국 대표기업에 투자한다. 국내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이나 수익창출이 가능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신규사업을 통해 미래가치를 높은 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

'한국 네비게이터' 펀드는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칠레 CCR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의 기업들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제조업이 발달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칠레는 석유가 풍부한 베네수엘라 등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달리 지하자원이 빈약한 편이다. 지하자원 중에서도 구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등 다른 산업이 별로 발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칠레는 일찍이 해외로 눈을 돌려 한국과 같이 제조업이 발달한 다른 나라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해왔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아직 칠레 연금 규모가 300조원 가까이 될 정도로 크고, 해외 제조업이 발달한 국가들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며 "앞으로 중남미 등에서 판매를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jy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