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미국 경제 둔화 우려에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9월 이후 처음으로 3%대를 밑돌았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더 내렸고, 11년 만에 최대로 좁혀진 수익률 곡선은 더 평탄해졌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4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6.9bp 내린 2.921%를 기록했다. 3개월래 최저치다.

하루 하락 폭으로는 10월 11일 이후 가장 컸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00일 이동평균선이 있는 2.957%를 밑돌아 추가 하락 가능성을 키웠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0.2bp 내린 3.174%를 나타냈다. 최근 2개월 이상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하락 폭은 5월 29일 이후 최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2bp 내린 2.811%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15.7bp에서 11.0bp로 축소됐다. 최근 11년 동안 가장 좁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비둘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미 국채 값은 최근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준이 기정사실로 된 12월 금리 인상 이후 금리 인상을 멈출 수 있다는 신호를 주면서 미 국채수익률 하락세는 깊어졌다.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아래에 있다"고 말한 뒤 미 국채시장에 비둘기 연준 영향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관세 부담으로 내년 경제 성장 우려가 커지며 장기물로 랠리가 집중됐다. 200일 이평선에서 향후 상승과 하락을 가늠할 수 있는데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이를 밑돌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더욱 키웠다.

악사 인베스트의 크리스 이고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200일 이평선 근처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때 3%대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면 그 수준을 지속해서 밑돈다면 향후 몇 주간 3% 이하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수익률 곡선 평탄화는 투자자들의 전망이 암울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평탄화가 심해져 단기물 수익률이 장기물을 뛰어넘으면 발생하는 수익률 곡선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정확한 예측자로 활용돼왔다.

실제 1975년 이후 경기 침체 이전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하회했다.

이미 일부 구간에서는 수익률 곡선 역전이 발생했다.

전일 2년과 3년 국채수익률이 5년 국채수익률보다 높아져 역전됐다. 2007~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다.

도이체방크 프라이빗 웰스의 개리 폴락 채권 트레이딩 대표는 "이전에는 미국 경제 성장이 약 3%의 도약 속도에 도달해 그곳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이제는 그렇게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슈왑금융연구센터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연준 내부의 심리적 범위는 커 보인다"며 "연준이 어디로 가는지 추정치 범위가 넓어서 더 많은 변동성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증시가 급락한 점 역시 안전자산으로 미 국채 수요를 높였다.

R.W 프레스프리치 앤 코의 래리 밀스테인 트레이딩 대표는 "주식시장의 폭락 영향으로 안전자산 매수 움직임이 시작됐다"며 "이 점이 수익률 곡선을 움직이는 주요 동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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