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증시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회의론과 국채수익률 역전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급락했다.

4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9.36포인트(3.10%) 급락한 25,027.07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0.31포인트(3.24%) 하락한 2,700.0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83.09포인트(3.80%) 폭락한 7,158.43에 거래를 마쳤다.



◇ 미·중 무역협상 회의론 부상

미국과 중국이 90일간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무역협상에 나서기로 했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기한 내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론이 급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주말 추가 관세 부과 및 관세율 인상 등을 보류하고 90일간 지식재산권 문제 등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추가적인 협상 기간인 90일의 시작 시점을 두고 혼선이 제기된 데다 합의 사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내용이 제공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앞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90일간의 무역 전쟁 휴전 기간이 내년 1월 1일 시작된다고 말했으나 이후 백악관은 이달 1일 이미 협상은 시작됐다고 정정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간의 무역 협의가 조급하게 이뤄졌으며 양극의 간극이 여전히 크다는 시장의 우려를 부추겼다.

또 보호무역 성향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번 미국 측 협상을 이끌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중 강경파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은 이미 시작됐다"라며 "연장되지 않으면 시 주석과 저녁 식사를 한 날로부터 90일 후에 끝날 것"이라고 시일을 못박았다. 협상 시한은 내년 3월 1일까지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나는 이 협상이 타결되길 바라며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나는 '관세맨'임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해, 만약 협상이 결렬된다면 중국을 향한 '관세 폭탄'을 재개할 뜻을 시사했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렌트 슈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시장은 트럼프와 시진핑 간의 만찬에서 어떤 실질적인 사안이 있었는지를 재평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자동차 관세를 줄이거나 없애기로 했다는 발언에 대해 커들로 위원장이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인 것을 지적하며 "시장은 단순한 공표가 아닌 관세를 낮추는 구체적인 조치에 관한 뉴스를 원한다"고 말했다.



◇ 美 국채금리 역전…경기침체 우려 급부상

미 국채 금리 역전도 시장에 압박을 가했다.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 신호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전날 3년물 국채금리가 5년물 국채금리를 웃돈 데 이어 2년물 국채금리도 5년물 국채금리도 웃돌았다. 이는 모두 11년래 처음이다.

2년물과 10년물 국채금리 스프레드는 11bp로 2007년 이후 최저로 좁혀졌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1월 8일 기록한 7년래 최고치인 3.232%에서 2.948%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는 채권시장이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매뉴라이프 에셋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로리지오 선임 채권 트레이더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러한 급격한 가격 움직임은 경제에 대한 전망을 재평가하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올리버 존스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역사적으로 국채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지거나 역전되기 시작하면 주식시장은 이후 2년간 고전하는 경향을 보였다"라며 "이는 경제가 결국 약화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예상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미국 경제가 조만간 크게 둔화할 것이라는 우리의 전망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라며 "S&P500지수가 내년에 거의 15%가량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BC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의 리안 라슨 주식 트레이딩 헤드는 마켓워치에 수익률 곡선 역전이나 역내 성장률 둔화, 미·중 무역협상 등에 대한 불확실성 등 많은 요인이 작용하고 있으나 기술적으로 S&P500지수의 200일 이동평균선이 깨진 것이 매도 압력을 가중했다고 전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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