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내년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수요억제 정책 등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5일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규제 정책으로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가기가 어려워진 데다 입주물량도 적지 않다는 이유로 이같이 전망했다. 또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전국에서 37만1천594가구(임대 포함, 오피스텔 제외)가 입주할 예정이다. 2015~2016년 분양 호황으로 97만가구가 분양된 이후 준공 물량은 2020년까지 여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공급물량이 늘어나는 반면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수요는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新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도입했고, 종합부동산세 인상도 예고한 상태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주택 매매가(-1.1%)와 전셋값(-1.5%)이 동반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자, 세금부담, 대출규제 등 부동산시장이 확장하기에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가수요자 활동, 자본이득 기대심리에 기댄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방 사정은 내년에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 광주 등 일부 광역시 집값이 오름세지만 공급과잉, 경기 침체가 이어진 곳은 집값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울산 주택가격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6.04% 떨어졌고 경남은 4.36% 하락했다. 서울(6.18%), 수도권(3.24%)과 온도 차가 확연하다.

또 지방의 10월 미분양은 5만3천823가구로 전국 미분양의 88.9%에 달했고 이 중 악성 재고인 준공 후 미분양이 1만3천146호로 집계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아파트 가격을 전망하면서 내년 서울 아파트가 1.6% 오를 때 지방 아파트는 1.8%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수도권 매매가격은 서울지역의 강세로 전체적으로 미미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방은 누적된 공급과잉과 지역경제 침체에 따른 가격 하방 요인으로 가격 하락이 지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규제로 주택구매심리가 악화하고 금리인상으로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진입할 것"이라며 "입주물량과 미분양 부담이 큰 지방부터 경기, 서울 순으로 부동산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hj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