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에서 지지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단기 금리 역전에 따른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아 1,110원대로 되밀리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주식시장 조정 흐름도 여전해 아시아 증시가 불안해질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

2∼3%대 낙폭을 보인 뉴욕 증시를 고려하면, 코스피가 이날 1%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장중 수급은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우위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주가가 내린 것은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망치 19만8천 명을 하회한 15만5천 명 증가에 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12월 기준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지 못할 정도로 지표가 나쁘지 않았지만, 뉴욕 주가는 이를 빌미로 삼아 급락했다.

오히려 내년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료임에도, 금융시장은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시장 전체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쯤에서 달러-원 환율의 최근 흐름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11월 달러-원 환율은 1,130원 중심으로 단단한 박스권에서 움직이다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중립금리 바로 밑' 발언으로 지난달 29일 1,119원으로 하락했다.

곧바로 달러-원은 미국과 중국의 90일간 무역 휴전이라는 무게추를 달고 이달 초 1,105원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1,100원을 앞둔 레벨 부담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고위 임원의 체포 소식,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달러-원은 1,120원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지난달 시장참가자들을 괴롭혔던 1,130원 부근의 박스권 움직임이 또 재현될 가능성이 생겼다는 얘기다.

먼저 하반기 흐름에서 확인되는 대로, 미·중 무역협상 재료만으로는 당분간 달러-원이 1,100원∼1,140원대를 벗어날 유인은 크지 않다.

또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내년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를 미리 반영하는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으리라고 점쳐진다.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차이에 시장 시선이 집중되고 있지만, 미국 경기침체 우려는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모리스 옵스펠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자들과 만나 "(경기침체) 가능성은 있지만,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다"며 "둔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 이슈는 엇갈리는 발언 등이 나오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CNBC 인터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협상 기간인 90일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반론도 제기됐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CBS 인터뷰에서 "(내년 3월 1일이) 단호한 최종시한"이라며, 이후에는 인상된 관세가 새로 부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일 중국 외교부는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해, 화웨이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데 대해 항의하고 체포 영장 철회를 요구했다.

이르면 이번 주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커들의 위법행위 혐의가 공표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이날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 결정(브렉시트)을 철회할 수 있는지 판단할 예정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2.24%)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2.33%), 나스닥 지수(-3.05%)는 모두 급락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현물환 종가 대비 5.10원 오른 수준인 1,123.25원에 마지막 호가가 나왔다.

거래는 1,120.00∼1,122.50원 사이에서 이뤄졌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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