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지 10주년이 되던 올해 10월 글로벌 금융시장의 폭락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안겨줬습니다. 고공 행진하던 주가가 고꾸라지고, 국채금리가 리세션 위험을 경고하고, 유가는 몇달 사이 30% 이상 추락하면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금융시장의 교훈을 다시 되새기게 했습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래는 더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시계 제로'가내년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의 키워드가 될 듯 합니다. 연합인포맥스는불확실성에서 기회를 찾는 시장 참가자들을 위해 내년 금융시장 전망을 담은 9건의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2019년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은 점점 커지는 시장의 의구심과 씨름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미국 경제의 나홀로 호황에 힘입어 긴축을 지속해 왔고 내년에도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과 이에 따른 증시 급락,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이 연준의 계획을 흔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금리 인상을 예고한 유럽중앙은행(ECB)도 부진한 경제 회복과 정치 불확실성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장기간 지속된 금융완화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하며 변화를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듯 보이나 낮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정책 선회가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다.

내년 중앙은행들이 이와 같은 시장의 의심 속에서도 긴축 기조를 유지하거나 출구로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연준 세 차례 인상 계획에 의구심…"인상 사이클 종료"

연준은 올해 3·6·9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이달에도 25bp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돼 당초 계획한 네 차례 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년이다.

연준은 지난 9월 공개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인 점도표에서 내년 세 차례, 2020년엔 한 차례, 2021년엔 금리가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연준이 이대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드문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현재 2.00~2.25%인 기준금리가 내년 말 3.00~3.25%에 있을 가능성을 단 2.8%만 반영하고 있다.

미국 경제성장이 고점을 찍고 내년 둔화될 것이라는 점이 연준 정책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간 무역전쟁 여파로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 2.9%보다 낮은 2.5%에 그치리라고 전망했다.

JP모건에셋매니지먼트는 "연준이 내년 여름 중반까지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나 하반기 경제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인상 사이클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경제 지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다시 시작할 근거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연준 목표치인 2%를 넘어 올해 금리 인상의 재료가 됐지만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로 전망이 불투명하다. 소비심리에 큰 영향을 주는 주택지표는 연일 악화하고 있고, 연준 내부에서는 무역전쟁으로 기업의 투자심리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90일간 유예된 미중 무역전쟁이 내년 초 심화할 경우 지표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은 미국 경기 부진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최근 미 국채시장에서는 2·3년 국채금리가 5년물 금리보다 높아지는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수익률 곡선 역전은 통상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이 밖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상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 연준 내에서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긴축 중단을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내년 네 차례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보인 이후 이 같은 전망에 리스크가 커졌음을 시사했다.

JP모건은 "연준이 (내년에도) 분기마다 정책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지표 의존적인 연준이 경제 상황과 리스크에 대한 인식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정책금리 추이>

◇ ECB 금리 인상 시기 안개속…BOJ 마이너스금리 정책 변화 줄까

ECB는 이달까지 매달 150억 유로의 순자산매입 규모를 유지한 후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고 내년 여름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혀 내년 중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의 관심은 내년 언제 금리를 올릴지에 몰려있지만 전문가들은 제각각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년 여름 초반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유로존 경제 둔화로 금리를 아예 인상하지 못하리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유로존의 경우 내년 3월 영국의 유럽연합 공식 탈퇴, 이탈리아 예산안으로 불거진 유로 체제 회의론, 유럽의회 의장 및 ECB 총재 등 유럽 주요 기구 수장 교체 등으로 정치 이슈의 영향력이 큰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경제의 기초체력이 나쁘지 않다고 해도, 정치 불확실성에 ECB가 정책 변화를 도모할 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내년 말 유로 금리가 달러 금리를 따라잡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지만 브렉시트 시나리오와 유럽 경제 및 정치 상황이 전망의 상하방 리스크를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BOJ는 금융완화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언급을 부쩍 늘리고 있어 내년에 정책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일본은행의 일부 위원은 지난 9월 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가 금융 측면에 끼치는 부작용을 고려하면 장기화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정책 시간축(타임프레임)과 관련한 정책 위원들의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OJ는 앞서 7월 말 회의에서 금융완화 장기화에 따른 금융기관 수익성 저하를 경감하기 위해 0~0.1% 수준으로 유지해왔던 장기금리 변동폭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바클레이즈증권은 지난 11월 말 보고서에서 BOJ가 내년에도 수익률곡선 제어 정책을 재수정하고 7월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해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일본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로 BOJ 목표치에 한참 미달하고 있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7~9월 0.3% 감소해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아베 신조 총리가 내년 10월 소비세 인상(8%→10%)을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경기 둔화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돼 BOJ의 출구 모색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 국내총생산(전기비) 증감률 추이>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률, 국내총생산(전기비) 증감률 추이>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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