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내년도 글로벌 채권시장은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와 수급 여건 등에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채 시장은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발행 물량 증가 등으로 금리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과 장기 채권의 견고한 매수세 등에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유럽과 일본 등의 국채 시장은 점진적으로 통화정책 긴축 전환을 대비하며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평가됐다.

◇ 미국 국채, '공급 압력 vs 금리인상 종결 기대'

미국은 재정 적자 확대에 따른 추가 국채 공급 압력에 따라 장기 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갈 수 있다. 또한, 경기 성장세도 상반기까지는 이어지며 채권시장에는 매도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됐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미국 채권금리는 성장과 인플레이션, 연준의 긴축, 재정 적자 확대 등으로 계속 오를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관은 "미국 경제의 회복력은 중간 선거 이후 주요 의제"라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8년도 4분기 3%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에는 재정과 통화 부양책 효과가 줄어들고 중국과 무역 분쟁이 이어지며 경기 모멘텀은 약화하겠지만, 여전히 성장률은 연간 2.5%까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는 "미국의 급격한 재정 적자 확대로 채권시장 변동성도 커질 것"이라며 "미국은 상당한 규모로 채권 발행을 늘려야 하는데, 잠재적인 수급 불균형은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계 증권사 찰스 슈왑은 "장기적으로 채권시장은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의 확대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부채 규모가 커지면서 국채 발행도 늘어나야 하므로 시장에서 흡수돼야 하는 공급 물량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미국은 적자 자금 조달을 외국인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외국 자본을 유인하기 위해서라도 금리가 상승해야 한다"며 "이는 단기적인 리스크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의 이슈가 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과 내후년 경기 침체 우려, 연기금과 외국 중앙은행의 매수세 등은 국채 금리의 하락 재료로 꼽혔다.

소시에테제네럴(SG)은 "내년도 두 차례 이상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지만, 금리인상 주기의 종말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며 "미국 경제는 내후년 상반기에 침체에 들어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SG는 "내후년 경기 침체 가능성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는 잠재적으로 채권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경기 성장 속에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커브 플래트닝을 보이겠지만, 하반기에는 금리가 반락하고 완만한 스티프닝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이유로 상반기에는 듀레이션을 줄이고 플래트닝 포지션을 잡아야 하고, 하반기에는 그 반대를 취해야 한다고 은행은 덧붙였다.

UBS은행은 "미국 10년물 금리의 추가적인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라며 "연준의 (남아 있는) 양적완화가 장기 금리를 끌어내리며 커브 플래트닝을 키웠는데, 이런 압력은 인플레가 반등하지 않는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서서히 긴축을 대비하는 유럽 채권시장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 채권시장은 본격적인 통화 긴축을 앞두고 점진적으로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평가됐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는 "내년도 글로벌 채권시장은 수익성이 떨어지고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며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세와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2019년이나 2020년의 잠재적인 통화 긴축 우려 등으로 투자자는 포트폴오를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기관은 "미국의 금리 정상화는 올해 채권시장의 주요 의제였는데, 내년에는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ECB와 BOJ도 매우 느리겠지만 통화긴축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찰스 슈왑은 "올해는 미국과 여타국의 성장 격차가 가장 큰 해였다면, 내년 초순부터는 이런 흐름이 뒤바뀔 것"이라며 "미국이 경기 침체 시나리오로 들어가지는 않겠지만, 국가 간 기준금리 격차 등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경우 일부 국가의 재정 확대 가능성도 부상하면서 국채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요 국채 10년물 금리 변동 추이>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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