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다양한 종류의 칼을 상황에 맞게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게 내년 채권시장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박기웅 한국투자증권 매크로 트레이딩 본부 채권운용담당 상무(사진)는 1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한투증권의 가치관인 신뢰와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가 성과를 내는 요인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에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전망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운용의 폭이 좁아져서다.

미국 금리 인상 속도, 미·중 무역분쟁 전개 방향 등이 내년에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상무는 2000년부터 대우증권에서 17년 동안 채권 운용을 하다가 올해 초 한투증권 채권운용담당 상무로 이직했다.

통상 조직을 옮기면 성과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마련이다. 어깨에 힘을 빼고 첫해부터 탁월한 팀워크를 낸 비결로 조직 문화를 꼽았다.

그는 "운용조직에서 개인이 돈을 버는 건 한계가 있기 마련이지만, 실수하더라도 주변에서 도와주고 옳은 방향을 제시한다면 금방 극복할 수 있다"며 "한투증권은 비전이 명확하며, 방향을 설정하면 서로 믿고 지켜봐 주는 관용이 있다"고 말했다.채권시장에서는 한투증권이 채권운용으로 1천억에 가까운 수익을 냈다고 추정한다.

박 상무는 "정확한 수치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건 관망의 횟수를 줄이고 토론의 결과를 용기 있게 실행·개선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올해 기억에 남는 이벤트로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꼽았다.

당시 채권시장은 경제지표 악화로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의견이 확산하면서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가 급증했다.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가 하락했다.

그는 동료들과의 토론 끝에 소수의견 가능성이 여전하며, 가격의 상승이 과도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포지션을 줄였다.

예상대로 소수의견이 나오고 미리 포지션을 줄인 덕에 신이 났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고 했다. 금리가 재차 하락하는 과정에서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금통위 중에서 마이너스를 낸 건 그때가 유일했지만, 그 수업료가 헛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치열한 토론의 열매가 쓸 때도 있었지만, 경험을 원동력 삼아 채권시장을 크게 앞지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집단지성을 발휘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행동에 옮기면서 자신감이 붙은 셈이다.

박 상무도 내년 채권시장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후 나타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내년 채권시장 분위기도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높아졌지만 시장금리는 하락하면서 국고채,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모두 줄어들었다"며 "다양한 툴을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운용은 얼마나 많은 운용 수단을 보유하고 있는지, 이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성과도 달라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투증권은 다른 증권사보다 해외채권 투자에 제약이 적은 만큼, 내년에는 해외채권 운용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박 상무는 말했다.

해외 이벤트가 국내 여건에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해외 자산을 먼저 선별 투자하는 게 낫다는 의미다.

그는 "현재 단기물은 금리 레벨이 낮아져 추가로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국내는 타이밍을 봐서 과감하게 듀레이션 베팅을 해야 한다"며 "중국 경제, 미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