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내년 경기 비관론이 팽배한 상황입니다. 달러-원 시장에선 저가 매수 하려는 심리가 강해 보입니다"

B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2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달러-원 환율이 상고하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진단하고 이같이 전망했다.

달러-원 환율의 연간 거래 레인지는 1,050~1,160원으로 예상했다.

이 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내년 초반에는 경기 전망과 비슷하게 갈 것"이라며 "국민들이 경제를 대부분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강한데 여론조사 70%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결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채권 금리도 오르고 주가지수도 지지부진하다"며 "성장동력이 약해진 가운데 정부의 의지가 잘 보이지 않고 있어 달러-원 환율도 레인지 하단에서 사려는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자인 19세 이상 남녀 1천37명 중 70.9%가 내년 경제전망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긍정적으로 전망한 응답은 11.4%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도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 둔화 전망 또한 국제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증시 악화 원인을 연준 금리 인상에 있다며 비판 강도를 키우고 있다.

이 딜러는 "내년도 올해와 비슷하게 100원 레인지 내에서 움직이겠으나 증시가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어 당분간 달러 저가 매수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도 그간 연준이 독립적으로 움직였으나 글로벌 경제에 대한 비관에 따라 얼마나 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연준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 본다면 그 시점이 달러-원 고점을 찍는 시기일 것"이라며 "이후 하반기로 갈수록 달러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 비관론은 하반기로 갈수록 물러나면서 경제지표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제시했다.

경기 사이클 저점을 지나가면서 증시 반등과 달러-원 환율 반락 시점을 모색할 시기가 올 수 있는 셈이다.

이 딜러는 "미중 무역분쟁에 해결 기미가 보이거나 연준 금리 인상이 멈출 것이라는 시각이 달러 약세 시그널이 될 수 있다"며 "양쪽 리스크가 다 열려 있으나 경제로만 보면 상반기에 비관론이 앞서다가 하반기 지나면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변수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2020년 선거 국면에 들어서는 만큼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지표가 개선될 여지가 있는 상황이다.

그는 "내년 초반까지 대통령과 집권 여당 지지율이 의미 있게 반전하지 못한다면 상반기에 재정을 확실히 풀고 대통령의 경제 관련 언급도 늘어날 것"이라며 "경제 지표는 하반기에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달러-원 환율의 상고하저 장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FX) 스와프 시장에 대해선 연말을 지나면서 내년 초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달러 유동성이 나쁜 상황이 아니고 정부가 적절한 상황에서 개입을 통해 관리하고 있어 연말이 지나면 일시적으로 내려간 부분들은 회복될 것"이라며 "짧은 통안채 중심으로 재정거래 수요가 꽤 많이 늘어나고 있어서 절대 금리에 대한 불안에도 수요가 이어지면서 스와프 시장이 지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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