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새해 시작부터 애플 쇼크로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승승장구하던 애플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별 매출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큰 충격을 던진 것이다.

조심스럽게 1월 효과를 기대했던 우리 주식시장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1월의 주식시장은 한해 전체 시장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최근 주가 폭락이 잦아지고 있는 점은 불길한 장세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애플 쇼크는 중국 변수의 영향력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애플이 매출 전망을 낮춘 근본적인 이유가 중국 경제의 둔화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애플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약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자 중국 토종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약진이 결합하면서 나온 결과라는 것이다. 삼성의 스마트폰이 중국에서 고전하는 것과 맥이 닿아있다.

중국 변수는 앞으로도 세계 경제는 물론 우리 경제에도 주기적인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말이다.

올해 초 애틀랜타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에서 최대 화두는 '차이나 리스크'다. 세계 경제학계의 가장 큰 행사인 전미경제학회에서 중국 관련 세션이 집중적으로 열렸고 중국 경제가 또 다른 위기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나왔다고 한다.

중국과 경제 연결고리가 강한 우리 입장에서 중국의 성장둔화는 지속적인 경기하강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해소되지 않는 한 차이나 리스크는 우리 경제에 상시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중국 기업들의 한국 추월 현상이 계속되면서 우리 산업의 목을 죄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우리의 수출 효자인 디스플레이와 휴대전화는 이미 시장점유율에서 중국에 추월당했고, 반도체는 5년 뒤엔 중국과 격차가 근소하게 좁혀질 것으로 예측된다.

애플 쇼크는 4분기 어닝시즌을 시작하는 우리 기업들에도 불길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4분기 영업이익이 10조8천억원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3조5천억원)보다 3조원 가까이 부족한 것이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기대했던 것에 크게 미치지 못한 탓이다.

잘 나가던 반도체마저 실적 쇼크의 수렁에 빠진 게 눈으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여전히 밝지 않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예 바닥을 기던 다른 업종들의 실적은 굳이 따져볼 필요도 없다. 애플 쇼크에 삼성 쇼크까지, 쇼크가 일상다반사가 돼버린 2019년의 첫걸음은 만만치 않은 가시밭길로의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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