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기업들이 연초 회사채 발행을 재개한 가운데 기관의 자금집행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해 글로벌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을 우려한 기업들이 자금을 미리 조달한 영향으로 순상환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발행 완료된 회사채는 총 1조4천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7천억원) 발행량의 30%를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2천억원의 순발행을 기록한 회사채는 이달 현재 2조1천492억원의 순상환 기조를 띠고 있다.

회사채 공급물량이 제한된 가운데 연초를 맞아 일부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집행이 이어지면서 회사채 발행시장은 강세를 연출하고 있다.

전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SK인천석유화학(신용등급 'AA-')은 3천억원 회사채 모집에 1조4천400억원의 매수주문을, LS전선('A+')은 1천500억원 회사채 모집에 4천800억원의 매수주문을 확보했다.

앞서 최고 신용등급 'AAA'를 확보한 KT를 시작으로 AA급인 CJ제일제당('AA'), 삼양사('AA-') 등 기업들이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며 증액을 결정했다. A급 가운데 올해 처음 수요예측에 나선 한솔케미칼('A')도 모집금액의 5배에 가까운 투자수요를 확인했다.

두산인프라코어('BBB')와 GS칼텍스('AA+')도 오는 16일과 22일 각각 500억원과 3천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이혁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회사채시장에 본격적인 발행 재개 모습이 나타났다"며 "당분간 발행시장 흥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시장에서도 신용스프레드는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해 말 나타난 우하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일 기준 'AA-' 등급 3년 만기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연초와 비교해 1.5bp 정도 축소됐다.

다만 작년 말부터 회사채 발행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채 수요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여전채 발행물량으로 유입되면서, 회사채시장의 연초효과는 예년과 비교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초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축소현상이 이내 마무리될 여지가 크다는 전망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전반적인 자금 선조달 영향으로 크레디트 채권 순발행이 많았던 것에 비해 올해 순발행은 전년 대비 축소될 것"이라며 "올해 발행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기에 캐리 확보를 위한 크레디트 채권 수요가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봤다.

박진영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자금집행이 재개되는 등 수급이 우호적으로 뒷받침되면서 전반적인 크레디트 시장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캐리투자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고 유동성 또한 뒷받침되는 여전채가 가장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상 1분기는 크레디트물 발행, 투자 모두 성수기로 2019년도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도 "다만 스프레드 측면에서 강세가 빠르게 시작된 만큼 3월 초까지 강세를 예상하기 힘들다. 2월 중반을 기점으로 대외요인과 분기 말 효과로 약세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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