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해 연말부터 진행된 주요 증권사의 희망퇴직이 마무리됐다. 수년 전만 해도 희망퇴직 후 타사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올해는 이직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290명의 희망퇴직자 명단을 확정했다. 미래에셋대우에 앞서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에서도 희망퇴직 등을 진행해 세 회사에서 총 380여명의 인원이 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2014년에도 증권업계가 불황을 맞으며, 주요 증권사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2013년 말 4만명을 넘어서던 증권사 임직원 수는 이듬해 말 3만6천명대로 급감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퇴직한 인력이 타사의 주식 전문 상담역 등으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식 전문 상담역의 경우, 계약 기간이 탄력적이어서 회사 입장에서도 인력 관리가 용이한 것은 물론 성과 보상 비율을 높여 영업력이 좋은 직원에게도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수년간 증권사에서 영업 경험을 쌓은 고급 인력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다른 증권사에서 이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희망퇴직 기준이 된 직원 중에서도 영업 실적이 좋은 경우 리테일 실적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하이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보수체계에 변화를 주고, 인력 구조를 재편하는 등의 노력으로 리테일 부문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이에 타 증권사의 선례를 참고하려는 것이었다.

이번에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에서 퇴직한 인원 중 3분의 1가량은 주식전문 상담역으로 전환했다. 미래에셋대우에서도 50여명의 인력이 주식상담역 계약직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희망퇴직자들이 타사로 이동한 사례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에서는 업황이 얼어붙은 데다, 젊은 인력이 희망퇴직을 대상자로 선정된 경우가 현저하게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사에 주식 상담역으로 채용되면 기존 계좌를 그대로 관리할 수 있지만, 타사로 이동하면 이런 기반이 사라진다"며 "H증권사 등에서 적극적으로 영업 인력 모집에 나섰으나 큰 메리트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부분의 희망퇴직 인력이 1975년생 이상이었고, 사실상 젊은 직원의 퇴직은 없었다"며 "다른 증권사에서도 희망퇴직을 시행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황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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