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여전히 개발연대방식에 머무는 민간과 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만 회장은 6일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대한상의 SGI 주최로 '우리 경제, 이제 다시 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미래성장과 일자리는 민간의 자발적 혁신이 확산될 때만 가능하고, 정부는 파격적인 탈규제로 민간 주도의 자율규범이 작동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해 혁신에 따른 위험과 비용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콘퍼런스를 주최한 대한상의 SGI(Sustainable Growth Initiative)는 기업들의 올바른 상황인식을 도울 수 있도록 경제 상황을 균형감 있게 진단하고, 미래성장을 위한 실천적 대안을 제시할 목적으로 지난해 설립된 민간 싱크탱크다.

박 회장은 인사말에서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각을 달리해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저성장, 양극화, 일자리 등 경제현안은 근본적 원인이 서로 맞물려 있으므로 이에 대한 해법도 서로 연결해 통합적인(holistic)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보다 장기적 시계에서 재정의 조달과 운영에 대한 종합적인 그림이 필요하다"며 "저성장과 고령화 등에 대응해 한정된 재원을 누수 없이 쓰기 위해선 복지지출 구조의 고도화가 선결돼야 하고, 중장기 관점에서 재원확충 필요성과 방법론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영경 SGI 원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성장, 일자리, 복지 등 한국경제의 주요 과제 간의 연결 관계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서 원장은 "글로벌 성장과 고용을 보면 기존산업에서 부진하고 신산업에서 고성장하는데 우리나라는 신산업이 미약하다"며 "성장과 고용의 원천인 기술혁신이 확산하려면 산업간 융합, 무형자산 투자 등 민간의 노력과 함께 규제개혁과 이해갈등 조정,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통한 정부의 촉진자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선진국 사례를 보면 신산업 발현, 고령화 등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노동시장 이동성이 증가한다"며 "고용 안전망 중심의 사회안전망 강화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완화해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과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의 복지지출 규모가 고령화 등으로 20년 이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1%를 초과할 전망"이라며 "복지지출을 '타겟팅 복지, 생산적 복지' 중심으로 합리화하고 장기적으로 현실적인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국민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인실 한국경제학회장은 "최근 장기 저성장 탈출이 쉽지 않은 이유는 경제 내 선도부문이 없기 때문"이라며 "고부가가치 및 신산업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산업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와 같이 여러 부처에서 분절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방법보다 경제·통상·산업정책을 포괄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상영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분과장은 "제조업 중심 성장과 기술발전으로 민간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제한적이므로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혁신환경 조성에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면서 "중기적으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공공서비스 확대와 이를 뒷받침할 국민부담률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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