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작년 불거진 분식회계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은 22일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지난해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 최종 감리결과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모든 회계처리를 회계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러한 인사말을 통해 자신들이 결백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다만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김 사장은 주총 시작 이후에는 직접 이러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사전에 주주들에게 배포된 주주총회 자료에만 넣었을 뿐 실제 주총장에서는 회계에 대한 발언을 삼갔다.

대신 그는 자신의 치적에 집중했다.

김태한 사장은 "글로벌 위탁생산(CMO) 생산 1위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고 이러한 발전에 힘입어 지난해 현재 누적 26개 고객사와 41개 제품을 생산·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바이오 CMO 50%를 목표로 개발과 생산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발표했고 밝힌 바 있다. 증선위가 판단한 분식 규모는 4조5천억원에 달한다.

증선위는 이를 근거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3년, 시정 요구(재무제표 재작성),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처분을 내렸고 회사와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당시 삼성바이오는 강하게 반발했고 지난해 행정소송을 제기해 올해 1월과 2월 법원으로부터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냈다.

김태한 사장의 인사말 역시 이러한 삼성바이오의 입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줬다.

회계논란이 불거지기 전이었던 지난해 4월 60만원이던 주가는 지난해 11월 28만1천원까지 급락했다.

김태한 사장은 주주총회 의장으로서 이러한 회계논란에 대해서는 피해가며 오히려 2015년 분식회계 논란 당시 회계 책임자였던 김동중 경영자원혁신센터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 등 계열사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75.11%에 달해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재선임안을 무리 없이 진행했다.

국민연금은 김동중 CFO의 재선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책임자로서 분식회계와 관련한 책임이 무겁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의 주총안건 반대와 검찰 조사 확대 가능성에 영향받으며 최근 들어 삼성바이오의 주가는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총이 열리는 이날도 3% 가까이 하락하며 33만9천500원에 거래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주총안건에 반대한다는 것은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서 무시 못 할 영향으로 작용한다"며 "최근 기관투자자들의 투자비중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msbyu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