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박삼구 전 회장의 '퇴진'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 절차에서 한창수 사장의 역할이 커졌다.

M&A 지휘는 물론 채권단 지원을 이끄는 과제도 떠안게 된 데다, 회사 안팎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진화해야 하는 임무도 함께 맡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7일 "박 전 회장이 손을 뗀 이후 한창수 사장은 회사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하는 등 '내부 재정비'를 최우선으로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 사장이 본격적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절차에 대비해 선제적인 조직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제출한 재무담당 임원 2명의 사표가 최근 수리되면서, 향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전략기획본부를 중심으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앞서 김이배 전무와 김호균 상무는 지난달 22일 공개한 감사보고서가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달 초 사의를 밝힌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전략기획본부는 전무 급인 전략기획본부장과 상무 급인 전략·재무·구매 등 3명의 담당 임원으로 구성된다.

현재 사표가 수리된 김이배 전 전략기획본부장(전무)의 빈자리는 전략담당 임원이었던 진종섭 상무가, 재무담당 임원이었던 김호균 상무의 공백은 구매팀장이었던 최재형 부장이 일단 채워둔 상태다.

진종섭 상무가 전략기획 본부장의 직무대행을 맡게 되면서, 계열사로 파견됐었던 임수성 상무가 전략담당 임원으로 복귀해 업무지원에 나섰다.

직무대행에 나서게 된 진종섭 상무와 최재형 부장은 모두 자금팀장을 거친 인물들로, 전략·재무 전문가로 평가되는 한 사장과는 궁합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성균관대 회계학과 출신인 한 사장은 지난 2005~2010년 아시아나항공 재무담당 임원을 거친 뒤 2011~2013년엔 전략기획본부장도 역임한 '전략·재무통'이다.

이후 2015년부터는 아시아나IDT 대표를 맡다가 지난해 9월부터 위태로워진 아시아나항공의 '구원투수'로 복귀해 사장을 맡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한창수 사장이 향후 잡음 없이 M&A 절차를 이끌기 위해서는 공백이 생긴 전략·재무라인을 추가로 보강하는 작업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번 M&A 절차가 늘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 라인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전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에 최대 6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선 그간 전례를 감안할 때 매각 작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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