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지난 21일 KEB하나은행 직원들의 월급 명세서에 '하나 사랑 나눔 활동'이란 새로운 항목이 생겼다. 엄밀히 말하며 외환은행 출신 행원들에게만 생긴 변화다.

매월 월급에서 일괄 공제되는 이 기부활동의 금액은 많지 않다.

과장급 이상 책임자들은 정액으로 5천원, 월급의 천 원 미만 자투리 금액이 더해져 일괄 공제된다.

나머지 행원들은 직급에 따라 3천원 또는 1천원대 금액이 공제된다.

지성규 행장부터 임원들도 참여한다. 단, 금액은 자율이다. 많게는 10만원부터 적게는 3만원까지 자신이 정한 금액으로 기부를 한다.

매달 모인 돈은 다문화가정이나 사회복지시설에 정기적으로 나간다. 예상치 못한 어려운 일을 당한 직원들을 위해서도 활용된다.

이번 기부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급여제도를 통합하는 노사 합의 과정에서 생겼다. 과거 하나은행 직원들은 월급의 소액을 네이버 해피빈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매달 기부 활동을 해왔다. 외환은행 직원들도 매월 불우이웃 돕기를 해왔지만 이번 제도 통합과정에서 양행의 기부 활동을 한데 합쳤다.

작은 변화를 인지한 직원들은 소수였다. 얼마 안 되는 금액인 데다 취지도 좋아 반대할 이유도 없었다.

다만, 일부에서는 소통의 부족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KEB하나은행의 한 직원은 "좋은 일에 쓰는 커피 한 잔 값을 싫어할 직원이 어디 있느냐"며 "그래도 일괄 징수되는 항목인데,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했다.

KEB하나은행 노사는 지난 1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인사·급여·복지 제도를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노동조합이 나서 수차례 조합원 대상 설명회를 했음에도 제도 통합안이 통과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금융권은 통합된 인사와 급여 체계가 적용된 올해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실질적인 PMI(기업 인수 합병 후 통합관리) 원년이라고 평가한다. KEB하나은행이 얼마만큼의 화학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올해부터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PMI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통"이라며 "작은 변화도 당연하게 생각하면 조직의 유기적 화합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했다. (정책금융부 정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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