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하나금융지주의 주가 부양 방안으로 자사주 매입, 배당성향 확대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매입 가능성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에 실패한 이후 주가 부양 수단으로 가장 유력하고 꼽히고 있는 방안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성향 확대다.

현재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력적인 매물이 없는 상황에서 M&A를 위해 마련한 수조원의 실탄을 주가 부양을 위한 자본 효율화에 투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지난 7일 종가 기준 3만7천500원이다. 올해 초 하나금융 주가는 3만4천원대로 저점을 찍은 이후 반등세를 보였으나 4만원대 문턱에서 미끄러지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가 부양 필요성에는 공통된 의견을 내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서로 엇갈린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계속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 반면 하나금융은 높은 자본비율에도 2008년 이후 자사주를 매입한 사례가 없었다"면서 "연내 대규모 일회성 이익 발생이 예정돼 있어 작년부터 검토하던 자사주 매입 실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나금융의 시가총액이 KB금융, 신한금융 대비 50~6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수급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며 "자사주는 향후 M&A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력이 생길 때마다 자사주를 매입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은 올해 3분기 명동 소재 구 외환은행 본점 건물을 부영그룹에 매각하는 절차를 마무리하고, 세전 기준 약 4천억원의 부동산 매각 이익을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주가 부양만을 위한 자사주 매입은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 자사주 매입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으나 배당성향 확대가 더 나은 선택"이라며 "M&A 매물이 없는 상황에서 주가 부양을 위한 단순 자사주 매입은 수급 악화만 초래할 뿐이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의 올해 총 주당 배당금은 2천100원으로 추정된다. 기대 배당수익률은 5.7%로 은행주 중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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