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강도는 약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있다. 최근 몇 년간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를 살리는 데 큰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이다. 또 현재 시중 유동성이 재작년과 작년 한 차례씩의 금리 인상에도 긴축적이지 않아서 기업이 자금 조달에 애를 먹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빠른 고령화와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른 여파도 한몫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한은은 2013년 한 차례, 2014년 두 차례, 2015년 두 차례 등 총 다섯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2012년에 전년비 2%대이던 경제성장률은 2013년과 2014년도 3%대로 반짝 올라섰지만 2015년과 2016년에 2% 후반대로 다시 내려앉았다. 2017년에 또 3%를 회복했지만, 2018년 2%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비관적인 기관에서는 올해는 1%대로 더 하락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 한은 기준금리 인하 조짐에 즉각 반응을 보인 곳은 따로 있다. 지난달 24일 기준 한국 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에서 서울은 하락 추세를 멈추고 작년 11월 이후 33주 만에 보합세로 돌아섰다. 특히 저가매물이 소진된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4구가 판을 다시 뒤집는 모양새다. 주택담보대출금리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하락한 시중 금리를 따라 내림세다.
부동산 바닥론도 솔솔 나오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연내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주택보유자가 급매물을 거둬들여 집값 하락 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KB부동산은 기준금리 인하 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두터운 대기수요도 확인된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4천687만원인 '서초그랑자이' 1순위 청약이 평균 42.6대 1 경쟁률로 지난 2일 마감됐다.
불황 수준의 경기와 빡빡한 대출 규제, 정부의 추가 규제 가능성으로 부동산의 전반적인 반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금리 인하로 다시 부동산만 부추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부동자금이 많은 상황에서 금융불균형만 더 심화될 수 있으며, 좁게는 강남 4구 넓게는 서울 등 대도시에 집이 없는 다수는 상대적 박탈감을 또 느낄 것이다. 한은뿐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도 금리 인하가 몰고 올 파장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결단할 때다. (자산운용부장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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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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