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츠 크래머 前 S&P글로벌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 SCMP 기고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와 완화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은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굴복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모리츠 크래머 전 S&P 글로벌 국기신용등급 글로벌 총괄은 2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한 '연준은 미국이 벽장 속의 환율 조작국(closet currency manipulator)이 되도록 도와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크래머는 현재 두바이 소재 금융자문사 아크레디투스에서 수석 경제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파월 의장이 양쪽의 협공에 갇힌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식 위협과 월가의 금리 인상 불안장애 사이에 갇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둔 연준의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크래머는 "지난 4월 실업은 49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고 6월에는 고용이 22만4천명 늘었으며 임금 상승률도 견조한 상태다"라면서 "고용시장이 타이트해서 완전 고용을 위한 완화적 통화 기조의 기반으로 적절히 이해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6월 물가는 1.6%로 4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지만 디플레이션 위협을 보여주는 시그널이라고는 해석하기 어렵다"면서 "올해 평균 월간 물가상승률이 1.7%로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충분히 근접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역시 안정적이라고 크래머는 덧붙였다.

크래머는 "이런 종류의 상황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0 총재의 꿈이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파월 의장이 브렉시트와 무역분쟁과 같은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보험'으로 금리 인하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고 그는 말했다.

크래머는 "최근 몇 달 사이 브렉시트로 위한 위험은 사실상 변화가 없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사카에서 휴전에 합의해 무역위험은 완화됐다"고 지적했다.

무역분쟁이 격화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성장률은 0.13% 빠지는 것에 불과하고 미국의 대중 관세로 물가는 오히려 더 오를 수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미국 경제가 직면한 핵심적 리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마구잡이식(slapdash way) 정책 도입이라고 크래머는 주장했다.

그는 "완화정책을 도입한다고 이런 정책 불확실성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상쇄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금리 인하는 정책담당자들을 더 제멋대로 굴게 할 것이다. 앞으로 더 큰 위험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크래머는 또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러화 약세를 건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만약 미국이 환율조작국이 되려고 한다면 이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중앙은행들 역시 비둘기파적으로 돌아서 달러화 절하 계획을 좌절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크래머는 "파월 의장은 '이웃 국가를 가난하게 만드는' 환율 전쟁을 벌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헛된 노력에서 연준을 구출할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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