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이 결국 환율을 무기로 들고 나서는 등전면전 양상에 돌입했다. 관세를 통한 보복이 어려워진 중국은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포치(破七)' 카드를 꺼냈고미국은 즉각적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지정하는 카드로맞섰다.

미국은 지난 5월 발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으나 달러당 7위안 돌파에 환율조작국의 3가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환율조작국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든 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지정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으나 그동안 '관찰대상국' 지위만 유지했었다. 중국은 환율조작국 지정 3가지 기준 가운데서 '현저한 대미 무역흑자' 부분만 기준에 부합하는 상태였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불필요하게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결과였다.

중국도 그동안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왔다. 중국은 인민은행 기준환율 고시와 외환시장 개입 등을 통해 달러-위안의 7위안 돌파만은 막아왔다. 위안화 약세를 비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결과였다.

미국이 관세 카드를 꺼내들면서 중국도환율 전쟁을 더 이상 피해가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인민은행은전날 웹사이트에 올린 질의응답을 통해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선 것이 미국의 관세 조치 탓이라고 강조했다.

코웬 워싱턴리서치그룹의 크리스 크루거 스트래티지스트는 "중국의 발표는 백악관에 대한 직격탄으로 최대의 정치적 충격을 주고자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백악관의 빠르고, 아마도 무절제한 반응이 예상되며 결국 무역 긴장이 급속도로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중국이 포치카드를 꺼낸 것이 미국과 무역합의 대한 기대를 거의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성명에서 "이번 결정에 따라 므누신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연계해 최근 중국의 조치로 인해 나타난 불공정한 경쟁적 이익을 없애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녹번글로벌의 마크 챈들러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CNBC를 통해 "민간부문의 많은 이들은 이것(달러당 7위안 돌파)이 환율조작이 아니라고 결론 낼 것이다. 핵심적인 규칙은 일관적으로 혹은 지속적으로 통화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이 때문에 이코노미스트나 스트래티지스트 등 민간 쪽에서는 확신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환율전쟁에서 다시 한 걸음 나아간 것이다"라면서 "결국 교역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다. 다수의 공화당과 민주당이 중국이 우리로부터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마도 초당적 결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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