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의 중국 환율 조작국 지정 소식에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되면서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6일 아시아 시장에서 오전 8시 16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전장 뉴욕대비 0.267엔(0.25%) 하락한 105.673엔을, 유로-달러 환율은 0.0029달러(0.27%) 오른 1.12324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지수는 0.21% 하락한 97.294를 나타냈다.

역외에서 거래되는 달러-위안은 0.0287위안(0.40%) 오른 7.1259위안에 거래됐다.

달러-위안 환율의 상승은 위안화 가치가 달러화에 하락했다는 의미다. 역외 위안화 가치는 2010년 역외 위안화 시장이 개설된 이후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역내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전날 2008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을 넘은 이후 위안화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이달 들어서만 위안화 가치는 달러화에 3% 이상 폭락했다.

미국 주가지수도 폭락세를 보였다.

간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며 보복 대응에 나서면서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3%가량 급락했다.

이후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소식에 낙폭을 확대했다.

E-미니 기준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1.28% 떨어졌고, 나스닥 100 선물은 1.42% 밀렸다.

금 현물가는 온스당 1,472원에 거래돼 전장보다 0.63% 상승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위험자산에 회피로 1%가량 하락한 배럴당 54.14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2016년 10월 이후 최저인 1.74%까지 하락한 이후 아시아 시장에서 낙폭을 확대해 1.71%까지 떨어졌다. 국채금리의 하락은 국채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미국은 이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하면서 미·중 간 환율전쟁을 본격화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1994년 클린턴 행정부 시절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한다고 비난해왔으나 환율조작국 카드는 최종 보루로 사용하지 않아 왔다.

그러나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7.0위안으로 절하되는 것을 용인하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공식 지정했다.

미국 재무부는 "며칠간 중국은 자국 통화 가치를 절하시키는 구체적인 조처를 했다"라며 "중국의 환율 절하 목적은 국제 무역에서 불공정한 경쟁적 이점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준다"고 주장했다.

미 재무부는 중국의 환율에서의 불공정한 경쟁적 이점을 제거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해 IMF에 시정 조치를 요구할 것을 시사했다.

미·중 간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오는 9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 3천억달러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이후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0위안을 넘어서면서 악화했다.

전날 인민은행이 역내에서 위안화 가치가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7.0위안으로 떨어지는 것을 용인하면서 중국이 환율전쟁을 개시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았다.

이후 뉴욕장에서 중국이 농산물 수입을 중단했다고 밝히면서 중국이 본격적인 보복 대응에 나섰다는 소식이 금융시장을 혼란으로 몰아갔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 기업들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했으며, 지난 3일 이후 구매한 미국 농산물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9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 3천억달러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보복 대응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월 말 오사카에서 무역 대화를 재개하고 추가 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합의한 지 한달여만에 상황이 180도 돌변했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이제 관세 사용 확대로 부작용이 증가하고 중국과의 어떤 해법과도 멀어지면서 무역 상황이 선로를 이탈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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