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달러-위안의 7위안 돌파 이후 엇갈린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홍콩에서 환율안정을 위한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하겠다고 밝힌 직후에 기준환율 고시를 통해 위안화는 대폭 절하하는 조치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5일 웹사이트를 통해 오는 14일 홍콩에서 300억위안(한화 약 5조원) 규모의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억위안은 3개월물로 100억위안은 1년 만기로 발행할 예정이다.

중앙은행증권은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일종의 단기채권의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 수단이다. 중앙은행증권 발행을 통해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해 홍콩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절상을 유도할 수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5월, 6월 등 네차례에 걸쳐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해 환율안정을 꾀했다.

인민은행의 중앙은행증권 발행 계획에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이날 상승분을 대거 반납했다.

위안화가 절하되면 중국산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처럼 위안화 가치가 급락해 자본유출 위험이 되풀이되는 상황을 원치 않고 있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미국 재무부가 25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로 하면서 오전 한때 0.6% 상승한 7.1398위안까지 올랐었다. 이후 환율은 보합권으로 내려앉아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은행은 그러나 이날 기준환율은 전날 역내외 달러-위안 환율 움직임을 반영해 위안화 가치를 비교적 큰 폭으로 절하 고시했다.

전날 역내 달러-위안은 전장대비 0.0936위안 상승한 7.0352위안에 마쳤다. 역내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한 것은 11년 만에 처음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대비 0.0458위안(0.66%) 오른 6.6983위안에 고시했다.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하고시는 시장의 공급과 수요에 맞게 환율이 움직이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시장의 흐름과 역행하지 않는 수준에서 위안화 환율을 고시하면서 역외시장에서 지나친 투기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억제하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전날 2%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달러당 7위안 돌파를 허용했지만 위안화가 급격하게 절하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것에 대해 "시장의 공급과 수요 및 국제 환율 변동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통화 바스켓 중 위안화는 안정적이고 탄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성명을 통해 "중국은 책임감 있는 큰 나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의 정신을 따른다"면서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 시스템을 지키고 경쟁적인 환율 절하에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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