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후 두 나라 간 다툼이 환율갈등으로 치닫는 양상이지만 이는 들이는 공에 비해 남는 게 없는 소모적인 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각) 미국 마켓워치에 따르면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선임 FX 전략가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지난 며칠 사이 확전됐다는 데에는 의문이 없다"며 "중요한 점은 최근 사태들이 전면적인 환율전쟁을 촉발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교전을 주고받을 것인지에 있다"고 말했다.

폴리 선임은 "중국 위안화 가치를 큰 폭으로 빠르게 내리면 글로벌 경제에 충격파가 전해진다"며 "중국은 세계 최대 상품 수입국이고 아시아 지역 생산품 중 상당분을 소비하는 국가인데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광범위한 환율 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이코노미스트들은 양측이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하는 것은 상당한 리스크를 떠안은 채 별로 남는 게 없는 이득을 보려는 것이라며 그런 전략이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라보뱅크는 중국이 위안화를 절하하는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달러화 가치를 낮추기 위해 발언들을 쏟아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폴리 선임은 "지난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25bp 내렸고 내년까지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도 달러화는 여전히 탄력적"이라며 "다른 중앙은행들 또한 추가 완화에 나선 데다 달러화의 국제적 위상, 위험 회피 심리 때문에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역사를 돌이켜봤을 때 미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더라도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라고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물가도 약한 흐름에서 달러화 가치를 낮추는 데 다른 국가들이 동조할 유인이 그다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무역 긴장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위험자산 시장에 더 광범위한 혼란이 발생하면 일본 엔화와 스위스프랑화가 가장 큰 반사이익을 누리겠지만 달러화 또한 바스켓 통화와 비교해 견고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양국의 환율갈등이 전면적 환율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제임스 왓슨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비효율적이었다는 점과 지속적인 위안화 약세는 자본이탈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면적 환율전쟁의 가능성을 생각하긴 어렵다"면서도 "중국이 위안화 약세 기조를 더 굳히고 미국도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통화 테일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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