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ML "과거와 유사한 점 많지만, 상황 달라"

오안다 "다른 나라가 지지하지 않을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글로벌 환율전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현 상황이 1985년 플라자합의가 이뤄지기 직전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미국 이외 다른 나라들이 약달러에 공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과거와 같은 플라자합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리릴치(BAML)은 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금과 1985년과 유사한 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플라자합의는 1985년 미국, 영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 주요 5개국(G5)이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엔화와 마르크화의 평가절상을 유도한 합의를 말한다.

이후 2년간 엔화와 마르크화는 달러 대비 각각 65%, 57%가량 절상됐다.

해당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달러화 절상에 따른 미국의 대외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었으나 이는 일본의 경제적 부상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직접적 견제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플라자합의로 일본은 1990년대까지 잃어버린 10년을 겪어야 했다.

BAML는 1985년에는 미 행정부의 보호주의적 조치가 증가했고, 일본의 경제적 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이는 지금과 유사한 부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이 중국으로 대체됐을 뿐이다.

당시에도 미국은 경상 적자와 무역적자에 시달렸고, 중앙은행의 긴축 조치로 달러화 가치는 크게 올랐다.

현재 미 달러는 2011년 저점 이후 40%가량 절상됐다.

BAML에 따르면 1985년과 지금의 차이라면 1980년대의 달러 강세는 미국의 정책 조합으로 촉발됐지만, 지금의 달러 강세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또 다른 차이라면 당시 미국 이외 각국은 달러 대비 자국 통화의 약세를 우려해 플라자합의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환율이 정책 도구의 필수적인 부문이 된 데다 많은 나라가 자국 통화의 약세를 감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한 합의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이다.

BAML은 또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절하를 통해 무역적자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선거까지 15개월이 남은 상황에서 통화가치 절하가 미국의 무역적자를 크게 개선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의 경상 적자는 플라자합의 이후 2년 뒤인 1987년까지 계속 악화했다.

지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외환시장 개입을 삼가겠다는 과거 표현을 되풀이했다.

BAML는 이는 1985년 플라자합의와는 반대되는 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넘어야 할 걸림돌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BAML는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강달러 정책을 폐기하고 연준에 금리를 추가로 내리라고 압박하는 형태의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또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를 통해 개입에 대한 근거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즉 10월 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 지정에 해외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고려하는 새로운 기준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문제가 된 나라의 통화정책을 수정하게 하거나 아니면 공정한 경기장을 만들기 위해 달러 약세를 위한 개입 권한을 확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도 지난 6일 앞으로 2주 동안 달러화를 약화하려는 미국의 레토릭(rhetoric)을 보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달러화 가치 절하를 위해 다른 나라들의 지원을 요구하는 플라자 합의를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전 세계의 경기가 약화하는 상황에서 플라자합의는 미국 이외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지지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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