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격화 본질은 트럼프 아닌 '中 권력 분쟁'
무역전쟁 격화 본질은 트럼프 아닌 '中 권력 분쟁'
  • 윤정원 기자
  • 승인 2019.08.0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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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최근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친 이유가 중국 내 권력 투쟁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가 8일 보도했다.

매체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원인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정책을 이리저리 바꾸는 미국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가 휴가를 겸해 중국 중대 현안의 방향과 노선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 기간 중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한 것에 매체는 주목했다.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한 것은 11년여만에 처음이다.

매체는 중국 금융당국도 분명 베이다이허에서 회의 중이던 지도부의 승인을 받고 포치 현상을 용인했을 것이라면서도 이 결정은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제 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 전회)를 1년 가까이 연기하면서 향후 경제 정책 계획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매체의 한 중국 경제정책 관련 소식통은 "많은 사람이 현 상황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지난 1년 반 동안 이어져 온 중국 정치 내의 주도권 다툼 때문"이라고 말했다.



◇ 무역 협상 올스톱…핵심은 '4중 전회'

약 5개월간 미·중 양국이 도출한 150페이지 합의 초안을 중국이 105페이지로 대폭 축소해서 보내 지난 5월 무역 협상이 결렬된 이후 현재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은 4중 전회 연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중국이 경제관리에 관한 5개년 기본정책을 세우는 핵심 회의인 4중 전회는 이미 1년 가까이 미뤄진 상황이다.

매체는 4중 전회를 열지 않으면 향후 경제에 관련한 기본적인 정책이 채택될 수 없다면서, 중국은 놀랍게도 향후 경제에 관한 기본정책도 없이 1년 가까이 보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을 주재로 정치국 위원 25명이 모두 참석하는 중앙정치국 회의는 매달 열렸지만, 이는 당시 경제 상황이나 특정 이슈에 대처를 위한 것일 뿐 기본 정책에 관한 것이 아니라고도 매체는 부연했다.

한 중국 정치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을 이뤄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공산당 규칙에 따르면 중앙위원회는 최소 1년에 한 번 전체회의를 열어야 한다.

또 5년에 한 번 전국 당대회가 열리는데 전국 당대회가 열린 후 이듬해 가을에는 3중 전회를 소집하는 것이 오랜 관례다.

지난번 전국 당대회는 19기 공산당 중앙위원이 선임됐던 2017년 10월에 열린 바 있다.

관례대로라면 3중 전회는 지난해 가을에 열렸어야 한다.

하지만 2018년 3월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준비를 위해 2중 전회와 3중 전회는 모두 지난해 초에 진행됐다.

이후 4중 전회가 1년 가까이 열리고 있지 않은 것이다.



◇ '4중 전회'는 왜 밀렸나

매체는 4중 전회가 밀린 이유를 세 가지로 제시했다.

첫 번째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에 대한 공산당 내의 반발이다.

지난해 전인대에서는 헌법 개정으로 시 주석의 장기집권이 제도화했다.

매체는 이후 시 주석이 정치 권력을 공고히 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해 여름부터는 시 주석의 측근들도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 움직임을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공산당 내 원로들과 라이벌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매체는 4중 전회가 지난해 가을에 진행됐을 경우 시 주석의 개인숭배, 후계자 등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표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시 주석이 4중 전회를 미룬 것은 사태가 정리될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서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중 전회 연기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는 두 번째 이유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시 주석의 거시정책을 주재할 역량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4중 전회가 지난해 가을에 열렸다면 시 주석이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대신 리커창 중국 총리가 중국 경제에 있어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시 주석과 리 총리는 한때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라이벌일 뿐만 아니라 현재도 리 총리는 당 서열 2위다.

4중 전회를 지난해 가을에 진행했다가 공산당 내에서 시 주석과 류 부총리 조합이 불신임 투표 등과 같은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리 총리의 권력이 더 강해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매체는 이 때문에 시 주석이 4중 전회를 미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몇몇 소식통을 인용해 무역갈등에 있어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4중 전회를 미루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4중 전회를 미룬 것이 무역 협상을 도출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기본적인 국내외 경제 정책이 불확실한 만큼 미국과의 협상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공산당 내규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올해 말까지 4중 전회를 소집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미루면 미룰수록 중국경제는 더욱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jw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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