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외정책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 영향으로 하락했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5달러(0.8%) 하락한 57.4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볼턴 보좌관 경질이 대이란 정책에 미칠 영향과 산유국 감산 관련 정책 소식 등을 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윗을 통해 볼턴 보좌관의 경질을 발표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란의 체제 전복 등을 주장하는 등 대외정책에서 강경 노선을 주장해온 '슈퍼 매파'로 꼽힌다.

강경 노선을 고수해 온 볼턴 보좌관의 경질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무력 마찰을 원하지 않는다는 시각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양측이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란을 둘러싼 긴장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부상하면서 유가에 반영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조정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유가는 장 초반에는 오름세를 나타냈지만, 볼턴 경질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신임 석유 장관에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의 넷째 아들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을 선임하면서 감산 정책이 더욱 타이트해질 것이란 전망이 부상했다.

살만 신임 장관은 사우디의 정책이 이전에서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 산유국들의 감산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표했다.

PVM의 타마스 바가 연구원은 "사우디는 명확하게 높은 유가를 원했고, 살만 왕자는 향후 사우디 정책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산유국 그룹이나 사우디가 더 깊은 감산 필요성을 보고 있다는 힌트가 나올지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석유장관 교체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감산 정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오는 목요일에는 산유국 석유장관들이 감산 이행 실태를 점검하는 공동점검위원회(JMMC)가 예정돼 있다.

원유 수요 둔화 전망도 유가에 부담을 줬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IEA가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을 하루평균 110만 배럴에서 100만 배럴로 낮췄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15년 동안 봐온 것만큼 향후 강력한 수요 증가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낙관적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롤 총장은 다만 "신임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이번 주 OPEC에 더 큰 감산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실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도 올해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을 하루평균 100만 배럴로 이전 전망보다 10만 배럴 낮췄다. 다만 내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은 하루평균 140만 배럴로 유지했다.

골드만은 "내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은 시장의 재고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OPEC의 추가 감산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음날 발표될 미국의 원유 재고가 4주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을 것이란 전망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이란 긴장 완화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볼턴 해임으로 이란에 대한 무력 사용 공포가 줄었다"면서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부터 이란 공격을 원해왔으며, 원유 시장은 그 때문에 항상 긴장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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