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찬성으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자, 삼성 합병 문제가 국민연금 국정감사에서 다시 주목받게 됐다.

국민연금 전주 이전에 따른 운용역 이탈과 지난해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금운용수익률, 일본 전범 기업 투자 등도 국정감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찬성 국감 '급부상'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연금 국감은 이달 10일 전라북도 전주 국민연금 본사에서 진행된다.

국감을 앞둔 지난달 23일 검찰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주식운용실과 운용전략실 등을 압수수색 하자, 삼성 합병 이슈가 국감에서 재조명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다음 처음 열린 2017년 국감에서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찬성으로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고, 국민연금이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검찰의 삼성물산 합병 관련 기금본부 압수수색은 두 번 이뤄졌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016년 11월 삼성물산 합병 찬성 건과 관련해 기금본부를 처음으로 압수수색한 바 있다.

올해 다시 검찰의 국민연금 압수수색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따른 삼성그룹 승계 과정 조사에 집중됐다. 삼성바이오의 가치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돼 삼성바이오의 모회사인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임에도, 국민연금이 손해를 보면서 찬성했다는 것이다.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 지분을 46.3% 가지고 있었는데, 합병 당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이 23.2%로 많고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하지 않아 제일모직 가치가 높게 평가될수록 이 부회장에게 유리했다.

올해 국감에서는 삼성물산 합병 찬성에 따른 국민연금의 손해액, 국민연금의 삼성바이오와 제일모직 가치평가, 삼성물산 합병 찬성 의사결정의 정당성 등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전주 리스크', 운용역 이탈도 쟁점

국민연금의 운용역 이탈 문제도 국감에서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기금본부 전주 이전 이후 베테랑 운용역이 계속해서 이탈해, 국민의 노후자금 운용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기금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2017년 순채용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지난해 퇴직자 수는 34명으로 늘었다. 채용 인원 평균 경력도 2014년 9.7년에서 올해 6.1년으로 감소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이 국내 주식 시장 급락 등으로 -0.92%를 기록하면서 전주 리스크가 현실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전주로 내려갔다고 해서 운용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으며, 올해는 7월까지 8.06%의 기금운용 수익률을 기록해 전주 리스크가 국감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라 매년 국민연금 국감에서 이슈가 되는 일본 전범 기업 투자도 올해 국감에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일본 전범 기업이라고 불리는 기업에 총 1조2천300억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해 일본 투자금액은 1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투자한 전범 기업 75곳 중에서 63곳(전체의 84%)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전범 기업 투자를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고 했으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국내 부품·소재 분야기업에 투자하는 '극일' 투자자금 조성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연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 국감에서 삼성물산 합병과 운용역 이탈 등이 주요 이슈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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