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통합 필요성을 언급했다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1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과했다.

하지만 민간 차원에서 더 많은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거듭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사견을 전제로 말한 게 부작용을 일으킨 데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0일 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금융의 일원화를 위해 산은과 수은이 합병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회장은 분산화한 정책금융 기능을 통합해 글로벌 정책금융 기관을 목표로 '선택과 집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이러한 주장에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이 나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추진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합병론'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국정감사 의원들은 이 회장의 합병 필요성에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은 "사견이라는 이름으로 제기되면서 반박 등이 오가는 등 진지한 논의보다는 불협화음만 생기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정부에서 당분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민간차원에서 논의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그는 "(산은과 수은의) 업무 중복도 문제지만, 이미 각국에선 4차 산업혁명 경쟁을 위해 성장성 있는 기업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엔 정책금융 기능이 분산돼 거액지원이 쉽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의원들의 질책이 많은 만큼 제한된 범위 내에서 조용히 추진해 보겠다"며 "혁신성장에 매진해야 할 시점인 만큼 이 문제를 국가경제 차원에서 논의해 볼 필요는 있다"고 거듭 합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산은이 구조조정을 전담하기 위해 출범한 KDB인베스트먼트의 '무용론'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또 다른 자회사를 만들어 인력 파견 등의 개념으로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차라리 외주를 통해 매각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여전히 산은은 재무적 구조조정의 역할은 수행할 것"이라며 "이후에 사업 구조조정과 영업역 제고 등을 위해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직원은 시장에서 시장가를 주고 채용한 전문 인력들이다"며 "산은의 임금 체계 문제 등을 고려하면 시장 전문가를 채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KDB인베스트먼트를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또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을 매각하고자 만든 게 아니다"며 "일차적으로 대우건설이 간 것이고, 재무적 구조조정을 거친 출자 회사들을 단계적으로 모두 이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최근 매각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KDB생명과 관련해선 "시장에서는 매각가격을 2천억~8천억원까지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최근 경영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고 추가 이익을 기대해 보유하는 것 보다는 원매자가 있을 때 파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매각 성공시 KDB생명 임원진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는 "그간 경영진들을 보면 기업가치 제고 후 매각에 집중하기 보다는 3년간 자리를 지키려는 도적적 해이에 빠진 것이 문제였다"며 "현재 경영진들이 시장가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점을 보상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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