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노조위원장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자 간 경쟁구도가 신한 대 KB로 짜인 모양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지난 20일 후보자 등록을 마감했다. 현 금융노조 집행부인 유주선 사무총장과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 금융노조위원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주선 후보자는 전 신한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뜻하지 않게 국내에서 '리딩뱅크'를 겨루는 신한과 KB의 2파전으로 선거가 치러지는 셈이다.

유 후보자는 금융노조에서만 9년을 활동하면서 메가뱅크 저지, 농협의 신경 분리(신용·경제사업) 등 굵직한 사건을 겪어온 베테랑이다. 은행권 과당경쟁 방지를 위한 합의도 끌어냈고, 최근까지도 노동조건감찰단장을 맡아 금융노사 산별협약의 이행 상황을 살피기도 했다.

그런 만큼 기존 집행부 정책을 이어나가는 안정성 등과 함께 노조로서의 경험이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자는 이번 선거에 출마하면서 금융노조에 대한 통합과 혁신을 내세우고 있다.

유 후보자는 "금융노조는 37개 지부를 갖고 있고, 은행을 비롯한 공기업이나 정책 유관기관 등이 있다. 지부들을 묶어내는 역량과 각 지부들이 가진 문제를 풀어내는 역량이 중요하다"면서 "37개 지부가 한 방향으로 잘 갈 수 있도록 제가 가진 경험을 갖고 통합과 단결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올해 초 국민은행 파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받고 있는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었다.

박 후보는 금융노조 집행부에 대해 정체된 노동운동 방식과 현장과 괴리, 비효율적인 집행부 운영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과감한 혁신과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부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다.

주요 공약으로는 직무성과급제 도입 저지와 KPI제도 개선을 통한 과당경쟁 중단, 여성·저임금직군 임금차별 해소 및 처우 개선, 남성 육아휴직 1년 의무화, 정책금융기관 경영 자율성 확보, 노사정협의체 신설을 통한 지역은행 발전 방향 마련 등을 내세웠다.

박 후보는 "언론에서 예상한 대로 현 집행부 사무총장과 부위원장이던 유주선 후보와 한창규 후보가 결국 단일화를 할 정도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며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보다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포지티브 선거를 통해 세대교체를 이루고 금융노조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금융노조 은행지부의 한 관계자는 "기존 경험을 바탕으로 더 발전을 할 수도 있고, 세대 교체한다는 것도 필요한 부분일 수 있다"면서 "이제 후보등록이 마감된 만큼 조합원들이 공약 등 내용을 살펴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는 다음 달 19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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