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 개시…진옥동·임영진·위성호·최범수 거론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시작한 가운데 최종 후보군에 포함될 전·현직 인물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최근 서울 모처에서 첫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선 향후 회추위의 대략적인 일정과 절차, 후보군 심의 기준 등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가 관리하는 상시 회장 후보군은 은행·카드·금투·생명·자산운용 등 그룹 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5명이다. 다만 만 70세를 넘지 않을 경우만 연임도 가능한 만큼 조용병 회장 역시 후보군에 들어간다.

금융당국이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하기로 한 신한지주에 이렇다 할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회추위를 강행한 것은 신한지주가 자신들의 정관에 따라서 차기 회장 선임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향후 진행될 회추위 핵심은 조용병 회장의 연임에 맞설 최종 후보군 구성이다.

그룹의 현직 CEO 중에선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정도가 손꼽힌다. 진 행장과 임 사장 모두 일본 주주의 신임이 두텁고 그룹 내 핵심 계열사를 오랫동안 이끌었다.

다만 진 행장은 지난해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발탁된 만큼 은행을 이끈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임 사장은 은행장을 역임하지 않았다.

전직 CEO로는 위성호 전 은행장과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 민정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최범수 전 신한아이타스 사장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2년의 임기를 마치고 신한은행 경영 고문을 맡은 위성호 전 행장의 후보군 포함 여부는 최대 관심사다.

위 전 행장은 신한카드 사장을 역임했던 2017년 1월,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과 함께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에 포함돼 경선을 치렀다. 당시 위 전 행장은 최종 면접 프레젠테이션을 모두 마치고 순리를 따르겠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혀 이목을 끌었다.

위 전 행장은 올해 6월 '남산 3억'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현재는 신한카드 사장 재직 시절 채용 비리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조 회장과 마찬가지 논리로 법률 리스크가 후보군 포함 여부를 결정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의 확정판결이 아닌 이상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내부 규범상 회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어서다.

다만 지난해 사장단 인사에서 위 전 행장의 교체가 그룹 내 계파 갈등의 원인을 없애고 지배구조 안정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 점은 다소 부담이다. 신한지주 이사회는 지난 1월 금감원과의 면담에서 당시 사장단 인사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당국을 설득한 바 있다.

김형진 전 사장과 민정기 전 사장 역시 은행이나 카드, 생명과 같은 굵직한 계열사 CEO를 경험하지 못했다. 김 전 사장의 경우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상환 연기 등 최근 자본시장에서 제기된 논란이 재직 시절 발생한 일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최범수 전 사장은 회장 경선 때마다 하마평에 이름을 올린다. '이헌재 사단'으로 불리는 그는 외부출신으로 2007년 신한지주와 연을 맺은 이래 LG카드 인수 등 굵직한 현안을 담당했다. 위 전 행장 등 전직 임원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다만 현직에서 오랫동안 물러나 있었다는 점은 약점이다.

그간 회추위가 꾸준히 차기 회장에 대한 논의를 이어온 만큼 적격 후보군 선출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사회의 신임이 두터운 조 회장의 연임을 지지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회추위는 조만간 3명 안팎의 적격 후보(숏리스트)를 추려 내달 중순께 최종 면접을 할 예정이다. 이후 회추위가 결정한 단수의 최종 후보자가 이사회 승인을 거쳐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확정된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정해진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사회가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있으며, 최종 마무리가 되는 대로 전 과정을 투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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