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가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올해 7~9월 주택 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9조4천400억달러(약 1경1천235조원)를 기록했다.

리먼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 7~9월 9조2천900억 달러를 넘는 수치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문은 미국 경기의 완만한 확대와 저금리 기조로 그간 주택 매입을 망설여온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주택 매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부동산 중개업체인 레드핀은 "저금리 덕에 구매자가 시장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회사가 추적하는 미국 87개 도시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50개 도시에서 7~9월 주택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현재 30년물 고정금리 대출 금리는 3.6%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월 한때 약 3년만에 3.4%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신규 매입을 위한 주택 대출 신청 건수는 최근 2개월간 전년 동월 대비 10% 전후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주택 시장의 회복은 경기를 지지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7~9월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주택 투자는 실질 전기비 연율 기준으로 5.1% 증가해 7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10월 신규 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0.7%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31.6% 급증했다. 기존 주택판매도 전년 대비로 4.6% 늘었다.

신문은 주택 대출 규모가 리먼 사태 당시 수준을 넘었지만 대출의 질이 향상돼 우려는 적다고 전했다.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7~9월 8%로, 2007년도 상반기(26%)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다만 신문은 금리 하락의 일단락으로 경기를 지지하는 효과가 주춤해질 우려는 있다고 전망했다.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당분간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니혼게이자이는 가계의 총부채가 리먼 사태 이전 고점을 넘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긴 안목으로 봤을 때 부채가 가계의 경제 활동을 짓누를 위험도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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