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올해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후폭풍에 시달렸다.

롯데카드는 사모펀드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됐고 현대카드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돌입했다.

간편결제 시장은 카드사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날이 갈수록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캐피탈사는 규제에 시달리면서도 시장 보폭을 넓혀갔다.



◇ 가맹점 수수료율 본격 인하 적용

카드사의 올해 화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실적 방어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영세가맹점을 중심으로 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를 발표했고 올해 1월 말부터 적용했다.

수수료율 인하로 연 매출이 5억 초과∼10억원 이하인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05%에서 1.4%로 0.65%포인트 인하됐다. 1년에 10억∼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21%에서 1.6%로 0.61%포인트 낮아졌다.

카드업계에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연간 8천억원가량의 순이익 감소를 예상했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 사모펀드로 인수된 롯데카드

롯데카드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주도하는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은 지난 5월 롯데지주로부터 롯데카드 지분 79.83%를 1조3천8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본계약을 체결한 후 10월에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은 롯데카드의 지분을 각각 60%와 20%가량을 인수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롯데카드의 자산은 12조6천527억원으로 카드 업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 현대카드 내년 상장 IPO 추진

현대카드가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NH투자증권을 IPO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각각 선정했다.

이번 상장은 현대카드의 대주주 현대자동차(지분 36.96%)가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 회수를 돕기 위한 일환으로 추진된다.

지난 2017년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FI는 현대커머셜과 GE캐피털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을 인수했다. 이들 지분은 총 24.54%에 달한다.



◇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취임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지난 6월 제12대 여신금융협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은 1958년생으로 중앙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으로 재직한 뒤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올해 여신금융협회장 선거에는 유례없는 10명의 후보자가 난립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 간편결제 본격 성장…카드사와 경쟁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간편결제 서비스 전체 가입자 수는 1억7천만명이고 이용 건수는 약 23억8천만건에 이르러 2016년 8억5천만건 대비 약 2.8배 성장했다.

결제금액 역시 지난해말 80조1천453억원으로 2016년 26조8천808억원에 비해 3배 증가했다.

올해 역시 이러한 증가세가 유지되며 일부 간편결제 업체는 분기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간편결제를 통한 결제금액 중 신용카드 결제금액은 73조1천억원으로 전체 신용카드 결제금액 779조7천억원 대비 9.4% 수준이다.



◇ 코스트코 단독 결제카드 현대카드로 변경

지난 5월 24일부터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에서는 현대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삼성카드가 2000년 1월부터 19년간 누려왔던 코스트코 전용 결제카드 지위를 현대카드가 넘겨받은 것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8월 코스트코와 제휴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약 9개월간 준비과정을 거쳐 새로운 파트너사로 거듭났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지난해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에 처음으로 매출액 4조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카드는 지난 3분기에 개인 신용판매 매출(일시불+할부) 24조1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4% 증가하며 코스트코 제휴 효과를 누렸다.



◇ 현대캐피탈 여신업계 첫 원화 그린본드 발행

현대캐피탈이 상반기에 여신금융회사 최초로 원화 그린본드를 발행한 후 하반기에도 발행에 성공하며 관련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두차례에 걸쳐 총 5천억원 규모의 원화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현대캐피탈은 그린본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채권시장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관련 채권 발행이 가능한 유일한 캐피탈사로 평가된다.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로 두 차례 정기적인 발행시장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이 현대캐피탈의 중장기적인 목표다.



◇ 카드사 순익 앞지른 캐피탈사…성장세 확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를 제외한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9천427억원으로 전년대비 183억원, 1.0% 늘었다. 이는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순이익 1조7천억원(IFRS)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총자산은 143조5천억원으로 전년말대비 12조4천억원, 9.5% 증가했다.

캐피탈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여러 시장 변화도 이뤄졌다.

지난 9월 롯데지주는 보유 중인 롯데캐피탈 지분 25.64%를 일본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금융지주도 아주캐피탈을 인수해 내년 계열사 편입을 앞두고 있다.



◇ 카드사 레버리지 비율 완화 좌초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이후 다양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특별한 성과를 보이지는 못했다.

특히 카드업계는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을 의미하는 레버리지비율을 현행 6배에서 10배로 완화해주기를 요구해왔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카드사들은 레버리지 비율 완화를 통해 다양한 부가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아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신용카드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지급결제 부문은 최근 10여년간 13차례에 걸친 카드 수수료 인하로 이미 적자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카드사들의 사업확장 기회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 정부가 밀어주는 제로페이와 경쟁구도

가맹점 수수료 0원을 표방하는 제로페이가 올해 들어 가맹점 확보에 나서며 카드사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제로페이는 애초 40%의 소득공제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내년부터 다시 30%로 낮아진다.

신용카드가 15% 소득공제에 불과한 반면에 높은 소득공제를 보장한다는 장점이 부각됐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졌다.

후불 방식이 아닌 선불 충전 방식에다가 앱을 통해 QR코드를 인식하는 형태의 결제방식도 사용자들에게는 불편하다.

정부가 제로페이 가맹점을 늘리고 혜택도 강화하고 있어 향후 신용카드사의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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