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중국에 기존 관세의 관세율을 최대 50% 줄이고, 오는 15일 예정된 관세도 취소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대신 중국에 농산물 구매 규모를 확약하고,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할 것 등을 요구했다.

저널은 무역협상에 정통한 관계를 인용해 이런 제안이 최근 5일 사이에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제안은 현재 중국산 제품 2천500억 달러에 부과되는 25% 관세와 약 1천110억 달러어치에 부과되는 15% 관세율을 최대 50% 낮추는 방안이다.

오는 15일 예정된 약 1천560억 달러어치 제품에 대한 15% 관세도 취소하는 것을 제안했다.

미국은 중국에 미국산 농산물 구매의 확약과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금융서비스 시장에의 미국 기업 접근성 강화 등을 요구했다.

중국 측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관세율을 기존대로 되돌린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이른바 스냅백 조항이다.

저널은 미국과 중국이 제한적인 무역합의를 타결하기 위해 지속해서 움직이는 가운데 나온 제안이라고 부연했다.

저널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무역관련 참모들과 만나 중국과 무역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앞두고 이날 아침 트위터에 "중국과 빅딜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중국이 원하고 우리도 그렇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아직 오는 15일 관세 부과 등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저널은 미국 측은 합의 이후 중국이 약속을 잘 지키지 않았다는 점 등을 우려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에 따라 중국에 농산물 구매 규모를 문서로 확정하고, 매 분기 이를 점검하며, 전분기보다 구매량을 10% 이상 줄이지 않을 점 등을 약속하라고 압박한 바 있다.

저널은 중국 측은 미국 측의 이런 요구에 응하는 것을 주저했다고 전했다.

농산물 구매 확약이 다른 무역 파트너들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중국은 주장했다. 또 미국산 농산물의 구매는 시장 가격과 중국 기업들의 요구 등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브라질 대두가 미국산보다 저렴한데, 더 비싼 미국 대두를 사는 것은 중국 구매자들에게 불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저널은 하지만 미국 측의 새로운 제안은 양국이 합의를 타결할 명분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농산물 구매 확약을 '승리'로 선전할 수 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관세율 인하를 성과로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논의 과정에서 중국은 15일 관세뿐만 아니라 기존 관세도 철회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고, 미국은 이에 미온적이었다.

저널은 해당 문제에 정통한 한 관계자가 "이제 공은 중국 쪽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와 상반되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본인이 만든 가상 인물인 '론 바라'의 이메일 계정을 이용해 정부 주요 인사들에게 대중 관세 유지를 옹호하는 취지의 메모를 이번 주 초에 보내기도 했다.

나바로 국장은 중국이 미국산 돈육과 대두 수입을 늘린 것은 아프리카돼지열병(

ASF)에 따른 자국 내 피해 때문이며, 최근 지적 재산권 보호 약속에 반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나바로 국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대중 고율 관세가 미국 경제 성장과 주식 시장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도 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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