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자동차 개발 과정을 혁신할 수 있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본격적으로 적용한다.

현대·기아차는 18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중 VR(가상현실)을 활용한 디자인 품평장과 설계 검증 시스템을 미디어에 공개했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 7월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본부 조직체계를 '아키텍처 기반 시스템 조직'으로 개편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 작업의 일환으로 '버추얼차량개발실'을 신설하며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준비해왔다.

버추얼 개발이란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의 자동차 모델 등을 구축해 차량 개발 과정을 대체하는 작업이다.

이를 활용하면 자동차 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디자인을 바꿔 품평까지 진행할 수도 있고, 실물 시제작 자동차에서 검증하기 힘든 오류 등을 쉽게 확인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15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VR 디자인 품평장을 완공했다.

VR 디자인 품평장은 20명이 동시에 VR을 활용해 디자인을 평가하는 것이 가능한 최첨단 시설이다.

실물 자동차를 보는 것과 똑같이 외부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고, 차 내부에 들어가 일부 기능을 작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기아차는 선행 디자인 모델을 일일이 실물로 제작하는 자원 소모를 줄이는 한편, 다양한 VR 디자인을 통해 고객들에게 가장 가치가 높은 디자인의 차량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재질과 색상 등을 실제로 구현한 모델을 일일이 제작해야 했던 과정도 대부분 생략하게 됨으로써 제작의 비용과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월 공개한 수소 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넵튠'의 최종 디자인 평가에도 VR 디자인 품평장이 활용됐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개발하는 모든 신차에 이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또 현대·기아차는 조만간 유럽과 미국, 중국, 인도 등의 디자인센터와 협업해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하나의 가상 공간에서 차량을 디자인하고, 평가에 참여하는 원격 VR 평가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실제 모델에 가상의 모델을 투영시켜 평가하는 AR(증강현실) 기술도 도입하는 등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6월 구축한 VR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을 활용해 보다 완성도 높은 자동차를 개발하는 데도 주력한다.

3차원 설계 데이터를 모아 디지털 차량을 만들고, 가상의 환경에서 차량의 안전성과 품질, 조작성에 이르는 전반적인 설계 품질을 평가하는 식이다.

이 시스템은 정확한 설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자동차와 100% 일치하는 가상의 3D 디지털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VR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은 자동차 운행 환경까지 가상으로 구현해 부품 간의 적합성이나 움직임, 간섭, 냉각 성능 등을 입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대·기아차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의 도입으로 연구·개발(R&D) 혁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자동차 품질 향상과 비용 절감의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새로운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초기 단계 가상 검증을 통해 불확실성에 대한 대처 능력도 제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대·기아차는 버추얼 차량 검증을 품질 검증 능력도 자동차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가 R&D 전 과정에 완전 도입될 경우, 신차개발 기간은 약 20%, 개발 비용은 연간 15%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강화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고객의 요구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주요 전략 중 하나"라며 "품질과 수익성을 높여 R&D 투자를 강화하고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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