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삼성증권은 원화자산의 메리트가 커지면서 최근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올해 연말께 환율이 1,075원까지 떨어지고 내년 말에는 1,050원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의 신동석 이코노미스트와 이승훈 이코노미스트는 29일 보고서를 통해서 최근 달러-원 환율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여건이 변했다며 올해 말과 내년 말 환율이 1,130원과 1,150원을 보일 것이라는 기존 전망치를 전격 수정했다.

삼성증권은 "대외적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고 미국의 양적 완화 조치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면서 "이와 더불어 한국의 재정건전성과 국가신용도 상향 조정,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등으로 원화표시 금융자산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매입 규모, 미국 대선 이후 정책에 대한 신뢰지속 여부, 한은의 금리 인하 속도 등이 앞으로 환율의 방향을 결정한 주요한 변수라고 지목했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이번 원화 강세 추이가 지난 2005년과 2007년과 같은 원화 고평가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면서 "세계경제에서 미국 주도의 성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선진국의 신용공급 축소로 신흥국에서 저성장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달러화 가치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은 "이러한 국면에서 원화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오히려 국내 내수부분의 취약성으로 디플레이션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삼성증권은 "달러-원 환율의 추세를 보는 데 있어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보다 채권투자자금의 유출입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로 외국인 채권투자가 확대되고 국내기관의 외화표시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늘어난 것도 단기적으로 원화 강세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은 "다만 실질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실질환율을 계산하면 원화는 달러화 대비 역사적인 평균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면서 "기준환율 1,097원은 PPP 기준 평균환율 대비 1.0% 저평가된 수준이고, 내년 환율 전망치인 1,050원은 3.4% 고평가된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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